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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펫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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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서정민 기자 중앙일보 중앙SUNDAY 문화부장
서정민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

서정민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

“아이는 몇이나?” “저희는 아이가 없어요. 게을러서 미루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그럼, 개? 고양이?” 며칠 전 모임에서의 대화다. 요즘은 아이가 없다는 부부에게 ‘왜?’라고 묻지 않고, 바로 “어떤 반려동물을 키우냐”는 질문으로 넘어간다.

2020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대한민국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312만9000가구로, 가족 또는 5인 이하로 구성된 일반 가구 중 15%를 차지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계속 늘면서 등장한 신조어가 ‘펫펨족’ ‘딩펫족’이다. 펫펨족은 펫(Pet·애완동물)과 패밀리(Family·가족)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딩펫족은 딩크(DINK·double income no kids·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족과 펫의 합성어로, 아이를 갖지 않는 대신 반려동물을 기르며 사는 맞벌이 부부를 뜻한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발간한 ‘대한민국 가구보고서’ 2편 중 ‘반려동물가구’ 챕터. [사진 인터넷 캡처]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발간한 ‘대한민국 가구보고서’ 2편 중 ‘반려동물가구’ 챕터. [사진 인터넷 캡처]

지난 7일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발간한 ‘대한민국 가구보고서’ 2편에선 다양한 가구 형태를 주제로 자산관리 방안을 제시했는데, 그중 하나가 ‘펫펨족·딩펫족’에 관한 내용이었다. 보고서는 ‘동물을 좋아해 가족으로서 함께하기를 고민한다면 우선 4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는데 흥미롭게도 첫 번째 체크 포인트 제목이 ‘가·낳·지·모(가슴으로 낳고 지갑으로 모신다)’였다. 반려동물과 함께 가족으로 살아가려면 마음준비도 필요하지만, 의료비부터 사료비·용품비·장례비까지 꽤 필요하니 충분한 경제적 여유가 있는지부터 체크해야 한다는 것. 아이나, 반려동물이나, 잘 키우려면 돈이 필요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