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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 병원서 의료진 700명 확진, 무증상 의사는 계속 진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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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며 경미한 코로나19 감염 의료진과 퇴직 의사까지 진료 현장에 투입하는 등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한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방역 당국이 60세 이상 고령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추가 백신 접종에 나섰지만, ‘물백신’을 피하기 위해 해외 접종을 꾀하는 중국인도 늘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이징에선 의료진이 잇달아 코로나19에 감염되며 병원들이 큰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일부 병원에서는 응급이 아닌 수술을 취소하고 있다. 중국 웨이신(微信·중국판 카카오톡)의 의사 커뮤니티 ‘팔점건문(八點健聞)’에는 “의료진 양성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의료기구가 ‘암흑 시기’를 맞아 분투하고 있다”는 내용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베이징의 3급(최상급) 종합병원에선 하루 만에 700여명의 의사·간호사가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일부 진료과는 의료진 전원이 확진돼 의사 한 명만 병원을 지키도록 한 상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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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는 지난 9일 소집된 베이징시 의료공작 보장회의 지침이 유포됐다. 의료진은 유전자 증폭(PCR) 검사나 밀접접촉 여부를 판단하지 않도록 했으며, 증상이 심각한 의료진만 근무에서 제외하고, 무증상 의료진은 근무에 투입해 근무자 비율 80%를 채우도록 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65세 미만 은퇴 의사를 의료 현장에 투입했다. 쩡광(曾光)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 수석 과학자는 지난 13일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 인터뷰에서 “전쟁이 터지면 ‘경상자는 전선에서 물러나지 않는 법’”이라며 지침을 옹호했다.

장원훙(張文宏) 상하이 푸단(復旦)대 부속 화산(華山)의원 감염병학과 주임은 “향후 한두 달이 중국 의료기관에 암흑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만일 의료 시설이 관리를 잘하지 못하면 대규모 병원 내 감염으로 의료진 부족 사태와 환자 감염으로 이어져 사망률이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국무원(정부) 방역메커니즘은 14일 코로나19 백신 2차 부스터샷 접종 계획을 발표했다. 60세 이상 노인과 기저 질환자 등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9가지 종류의 중국산 백신 추가 접종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중국산 ‘물백신’을 피해 mRNA 백신 접종을 위해 중국인들이 마카오로 몰리고 있다고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이 전했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급속 확산에도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예정대로 15일 개최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감염자 급증에도 회의를 연기하지 않기로 선택했고 15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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