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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구 “일본도 한·일관계 개선 시급한 과제로 인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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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9일 ‘도쿄·서울포럼’에서 이홍구 전 국무총리(오른쪽)와 아소 다소 일본 전 총리는 한·일 관계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사진 서울국제포럼]

지난 9일 ‘도쿄·서울포럼’에서 이홍구 전 국무총리(오른쪽)와 아소 다소 일본 전 총리는 한·일 관계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사진 서울국제포럼]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1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일이 갈등을 겪고 있지만 일본 역시 관계 개선을 한국 못지않게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특히 윤석열 정부와 기시다 내각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본격적인 관계 개선 논의가 이뤄질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진단했다.

서울국제포럼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 전 총리는 지난 9일 일본에서 열린 ‘도쿄·서울 포럼’에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일본 총리와 만나 나눈 얘기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아소 전 총리는 자민당 내 다수파인 아소파를 이끄는 실력자다.

아소 전 총리가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 어떤 언급을 했나.
“일본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양국이 맺은 ‘위안부 합의’를 문재인 정부가 사실상 번복한 것 등을 이유로 한국 정치에 강한 불신을 가지고 있다. 한국이 또다시 국가 간 합의를 뒤집을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아소 전 총리는 ‘당내 최대 파벌끼리 기시다 후미오 총리 체제를 확고히 하기로 합의했다’는 말을 강조했다. 최소 몇 년은 기시다 체제로 간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일본 정치 쪽은 걱정하지 말고 이제 한국의 대통령실이 여야를 잘 관리하는 상황만 되면 일은 신속하게 잘 풀리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아소 전 총리는 과거 한국에 대한 강경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아소 전 총리가 한국이 기획한 행사에 와서 일본 정부의 입장을 말해 준 것이 더욱 의미가 있다. 일본 여당의 실력자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보증을 자처한 셈이다.”
한·일 관계 개선을 한·미·일 공조 강화를 위한 대전제로 보는 시각이 많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한·일 관계 개선은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 중심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능동적 전제이기도 하다. 내 소신은 한·중·일이 같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의 핵심 내용과도 맥락이 통한다. 특히 한국은 역사적으로 접점을 찾기 어려운 일본과 중국 사이는 물론 미국 사이에서도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
정부의 대일 전략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일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최근 외교부 장관이 진행했던 ‘현인회의’뿐만 아니라 한덕수 총리도 지난 8일 전직 총리 10여명을 초청해서 한·일 관계 개선방안을 청취했다. 이젠 논의를 공식화할 때다. 이 문제는 정치적 목적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고, 피해자들의 뒤에 있는 소위 ‘좌파’ 세력이 협상을 주도하게 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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