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AP=연합뉴스
뉴질랜드 총리가 야당 대표를 항해 "오만한 멍청이"라고 한 발언이 마이크를 타고 흘러나오면서 구설에 올랐다.
영국 BBC방송이 1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날 하원 토론회에서 야당인 행동당(ACT) 대표인 데이비드 시모어를 향해 "오만한 멍청이(an arrogant prick)"라는 비속어를 내뱉은 것이 마이크를 타고 흘러나갔다.
이른바 '핫마이크' 사건이었다. 핫마이크란 마이크가 켜져 있는 줄 모르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실수가 언론에 보도돼 논란이 되는 해프닝을 일컫는다.
이번 사태는 시모어 당대표가 아던 총리를 향해 던진 질문에서 시작됐다.
시모어 당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아던 총리에게 "총리가 실수한 뒤에 제대로 사과하고 문제를 바로 잡은 사례가 있으면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시모어 당대표의 발언에 의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에 아던 총리는 여당이자 자신이 속한 노동당은 특히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완벽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인정한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고 답했다.
아던 총리는 "예를 들어 우리는 격리를 관리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었으며, 이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있고, 만약 우리가 이러한 일을 다시 겪는다면 다르게 행동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나의 임기 동안 정부가 이뤄낸 일을 지지한다"며 "작년을 포함한 지난 시간 동안 우리는 항상 당시 뉴질랜드의 최선의 이익을 위한 결정을 내려왔다"고 말했다.
아던 총리는 발언을 마친 뒤 자리에 앉으면서 작은 목소리로 "정말 오만한 멍청이야"라고 말했는데, 이 발언이 마이크를 타고 의회에 울려퍼졌다.
시모어 당대표는 아던 총리가 자신을 모욕했다며 하원의장에게 이의를 제기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아던 총리가 시모어 당 대표에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2017년 10월에 취임한 아던 총리는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엄격한 방역 정책을 펼치면서 국제적인 찬사를 받았고 국내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누려왔다.
그러나 뉴질랜드에서 2023년 연말에 총선이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아던 총리가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지난 5일 현지 여론조사 기관 캔터1뉴스에 따르면 여당인 노동당의 지지율을 33%로 제1야당인 국민당(지지율 38%)에 5% 포인트 뒤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