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엔비디아에 도전장…SK 야심작, 사피온의 무기

  • 카드 발행 일시2022.12.15

인공지능(AI) 서비스와 공존하는 시대가 왔고, 시장은 난관에 봉착했다. 가르치면 가르칠수록 AI가 고도화하는 게 눈에 보이는데, 지금의 반도체로는 AI의 속도를 따라잡기 벅차다.

‘AI에 특화된 반도체’인 AI반도체(NPU, 신경망처리장치)는 그래서 요즘 가장 뜨거운 기술이다. 기존 반도체인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가 대량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처리하는 AI를 가르치기엔 느리고, 비싸고, 무겁다는 문제를 해결 중이어서다.

최근 국내 반도체 산업도 AI반도체를 중심으로 서서히 재편 중이다. 삼성전자-네이버 연합, KT-리벨리온 연합, SK그룹 사피온의 3파전 양상을 띤다. 지난주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AI반도체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 사실을 공개했다. 네이버는 AI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퓨리오사AI’에 시드 단계부터 꾸준히 후속 투자도 했다. KT는 지난 7월 AI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300억원을 투자해 공동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중 AI반도체 팹리스(fabless, 설계업체)인 사피온은 올해 4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됐다. SK텔레콤이 500억원(지분 62.5%), SK하이닉스가 200억원(25%), SK스퀘어가 100억원(12.5%)을 공동 출자했다. SK텔레콤이 자체 AI반도체 개발을 선언한 지 5년, 첫 상용화 제품 ‘사피온 X220’을 내놓은 지 2년 만이다.

“국내 유일하게 상용화 제품을 만들어 본 AI반도체 기업”이라 자부하는 사피온의 류수정(51) 대표를 지난 5일 경기도 판교 사피온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 15년간 몸담았다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거쳐 지난해부터 SK그룹에서 AI반도체 사업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