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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테일러공장 6조 감세 승인받아…TSMC 추격 고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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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미국 무대에서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TSMC는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추격의 고삐를 죄고 나섰다.

1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텍사스주 테일러 독립교육구 이사회는 삼성전자가 지난 5월 신청한 반도체 공장 9곳의 투자 계획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 신청서(‘챕터313’)를 승인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1676억 달러(약 218조원)를 투자해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텍사스주의 재산세 감면 정책인 챕터313은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는데 이번 승인으로 삼성전자는 48억 달러(약 6조2600억원)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월부터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170억 달러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과 별개로 신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지난 7월 텍사스주에 향후 20년간 총 1921억 달러(약 269조7000억원)를 투입해 11개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이번에 승인받은 것은 11곳 중 9곳이며 나머지 2곳(투자 규모 245억 달러)의 세금 감면 혜택신청서는 오스틴시의 매너 교육구에 제출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재산세 감면 정책 종료를 앞두고 계획서를 제출하고 신청서를 낸 것이며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계획이 주목받는 것은 TSMC의 약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와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40.6%포인트 차로 벌어졌다. TSMC가 점유율 56.1%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했고 삼성전자는 15.5%에 그쳤다. TSMC의 11월 매출도 약 9조49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2% 급증했다.

TSMC가 지난 6일 미국 애리조나주에 총 400억 달러(약 52조2400억원)를 투자해 두 개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점도 삼성전자에는 위협 요소다. 당초 12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규모를 세 배 이상으로 키웠다. 파운드리 주요 고객사인 애플과 AMD 측은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공장 착공식에 참석해 “TSMC가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할 반도체 칩을 사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초격차 기술로 승부수를 던진다는 전략이다. 지난 6월 새로운 공정 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이 적용된 1세대 3나노미터(㎚) 반도체를 처음 양산한 데 이어 2025년 2㎚, 2027년 1.4㎚ 등으로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교수)은 “삼성전자에 가장 시급한 것은 거대 고객사를 유치하는 일”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등에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기술 격차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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