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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은 조선백자전, 호암선 김환기전…삼성이 단단히 별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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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내년 2월 29일부터 ‘조선백자’전에서 선보일 ‘백자청화 매죽문 호’, (15세기, 개인소장, 국보). [사진 삼성문화재단]

내년 2월 29일부터 ‘조선백자’전에서 선보일 ‘백자청화 매죽문 호’, (15세기, 개인소장, 국보). [사진 삼성문화재단]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이하 리움)에선 ‘조선백자’전, 용인시 호암미술관에선 대규모 ‘김환기’전···. 삼성문화재단(이사장 김황식)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이 내년  ‘블록버스터’급 기획전시로 관람객을 맞는다.

삼성문화재단은 내년 리움에서 ‘조선백자’전과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을 열고, 호암미술관에선 ‘김환기 회고전’과 ‘리움 소장품’전을 열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고미술, 근대, 1990년대 이후 미술에서 동시대까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단단히 무장했다. 한국 고미술의 정수를 담은 백자와 근대미술의 거장 김환기 전시 등을 통해 국대 최고의 컬렉션과 기획력을 갖춘 사설 미술관으로서 명성과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무제’(2001), 로테르담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 전시 전경. [사진 삼성문화재단]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무제’(2001), 로테르담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 전시 전경. [사진 삼성문화재단]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전시는 리움에서 내년 2월 28일부터 3개월간 열리는 ‘조선백자’ 전이다. 2021년 재개관 이후 리움미술관에서 여는 첫 고미술 기획전으로, 리움미술관 소장품을 비롯해 국내 8개 기관과 일본 6개 기관의 대표작을 선보인다.

전시 작품에 국보가 10점, 보물 21점이 포함돼 국가지정문화재 조선백자의 절반 이상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우수한 한국 도자 컬렉션을 보유한 오사카시립 동양도자미술관과의 협업으로 이곳의 소장품 20여 점도 나온다.

그 다음에 주목할 전시는 용인 호암미술관서 4월부터 열리는 ‘김환기 회고전’이다. 호암미술관이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재개관해 처음 여는 대규모 전시로, 리움미술관의 ‘영원의 노래’와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의 ‘여인들과 항아리’ ‘우주’ 등 김환기 명작 90점을 한자리에 펼친다. 삼성문화재단은 “호암미술관은 기존의 고·근대미술 중심의 전시에서 벗어날 것”이라며 앞으로의 큰 변화를 암시했다. 김환기 회고전 이후에는 리움 소장품을 다루는 ‘소장품전’도 연다.

김범의 ‘두려움 없는 두려움’(1991) 종이에 연필과 과슈. [사진 삼성문화재단]

김범의 ‘두려움 없는 두려움’(1991) 종이에 연필과 과슈. [사진 삼성문화재단]

리움에서 1월 31일 개막하는 카텔란 개인전(7월 16일까지)도 기대를 모은다.  카텔란은 현대 미술계에서 ‘미술계의 악동’이라 불리며, 블랙유머와 예리한 통찰력으로 삶, 죽음, 소외, 고통, 불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리움 전시는 그의 첫 한국 전시로, 2011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회고전 이후 선보이는 가장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 리움의 로비와 M2 전시장 전층에서 1990년대부터 최근작까지 조각, 설치, 벽화 등 주요 작품을 총망라해 조명한다.

리움은 김범과 강서경 등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해온 두 작가를 각각 조명하는 전시도 연다. 7~11월  관습을 비트는 해학과 시각성에 대한 비평적 탐구를 펼쳐온 김범 개인전, 9월부터는 강서경 개인전을 연다.

김범 개인전은 30여 년간의 작품 세계를 총망라하는 전시로, 작가의 개인전 중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다. 강서경은 회화 매체의 조건과 틀을 해체 및 재구축하여 회화의 확장적 가능성을 실험하고, 전통 예술을 동시대의 언어로 새롭게 승화시킨 작가다.

삼성문화재단 관계자는 “리움과 호암미술관은 앞으로 국내외 주요 작가와 작품을 새롭게 재조명하는 미술관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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