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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적뒤 30억 늘린 선수수당…'묘한 타이밍'에 축구협 해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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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카타르월드컵은 역대 최고의 ‘머니 게임’이다. 1~4위에 걸린 상금 총액이 1억2400만 달러(약 1620억원)나 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우승한 나라에 4200만 달러(약 550억원)의 상금을 배정했다. 준우승 팀은 3000만 달러(393억원)를 받는다. 3위와 4위에겐 각각 2700만 달러(353억원)와 2500만 달러(327억원)가 돌아간다.

우승팀 550억…1~4위 상금 총액 1620억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원정 16강 진출 목표를 달성한 한국 축구도 짭짤한 ‘월드컵 특수’를 누리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고환율로 인해 나라 경제가 잔뜩 얼어붙었지만, 월드컵 16강 진출 호재 덕분에 짭짤한 수입을 올리는 곳도 있다. 11월은 유통과 식품 부문의 비수기지만, 월드컵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최대 수혜 업종은 치킨과 편의점이다. 이번 대회 한국이 치른 4경기(조별리그 3경기+16강전) 당일 주요 치킨업체는 전주 또는 전월 대비 200% 안팎의 매출 신장 효과를 누렸다. 편의점도 맥주와 안주류의 판매가 급증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에 따른 직·간접적 경제 효과는 적어도 5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년 전 남아공월드컵 당시 ‘월드컵 16강 진출에 따른 경제적 효과’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직접적 경제 효과 1조3000억원, 국가 브랜드 및 기업 가치 제고 등 간접적 효과 3조300억원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축구대표팀 선수들도 ‘수당 특수’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당초 지난 5월 월드컵 분배금 활용 계획을 발표하며 “16강 진출 시 FIFA로부터 지급 받는 1300만 달러(170억원) 중 절반인 85억원을 선수단 출전 수당으로 지급할 예정”이라 밝혔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지난 12일 선수들에게 지급하는 수당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정몽규 협회장이 출연한 20억원 등을 보태 선수 수당 총액을 115억원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이다. 기여도에 따라 1인당 2억1000만원~2억7000만원으로 책정했던 출전 수당이 2억8000만원~3억4000만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권경원 조규성 선수, 2022 카타르 월드컵. 사진 대한축구협회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권경원 조규성 선수, 2022 카타르 월드컵. 사진 대한축구협회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경제단체장과 진행한 비공개 만찬에서 “고생은 선수들이 했는데 왜 축구협회가 배당금을 더 많이 가져가느냐”고 언급한 것을 계기로 축구협회가 부랴부랴 선수 수당을 인상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일본과 호주가 책정한 출전 수당을 파악한 뒤 조금이라도 더 주자는 취지에 따라 관련 예산을 증액한 것이며, 대통령의 발언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13일 국무회의에서도 “스타 비즈니스가 성공하려면 정당한 보상 체계를 갖춰야 한다. 스포츠도 중요한 문화 컨텐츠인 만큼 국가대표 선수들이 제대로 보상 받았는지 자문해야 한다. 게임 결과에만 주목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도록 시스템을 마련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치킨 매출 3배 등 한국 경제효과 5조대

축구계 관계자는 “올림픽 등 종합 대회의 경우 상금 또는 배당금이 없어도 해당 종목 협회가 메달리스트들에게 거액의 포상금을 내놓는 경우가 흔하다. 대통령도 같은 맥락에서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월드컵 참가국이 본선 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해 투자하는 금액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대한축구협회도 대표팀 운영 비용과 아시아 최종예선 통과 포상금 등으로 이미 112억원을 지출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의 문제 제기와 축구협회의 해명이 모두 일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개최국 카타르는 월드컵 성공 개최의 대가로 천문학적인 금전 손실을 감수해야 할 처지다.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부터 4년 전 러시아월드컵까지 개최 비용을 합친 것보다 많은 2200억 달러(288조원)를 쏟아부었지만, 기대 수입은 투자액 대비 0.52% 수준인 11억5000만 달러(1조5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개최국 카타르는 큰 손실을 보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에도 큰 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FIFA가 카타르월드컵 중계권료와 입장권 수입 등으로 벌어들일 수입이 75억 달러(약 9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각국 축구협회에 지급하는 상금과 분배금 등 대회 개최를 위한 제반 비용 17억 달러(2조2240억원)를 빼도 7조6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AP통신은 “본선 참가국이 현행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되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 이후엔 FIFA의 수입이 100억 달러(13조원)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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