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 씨의 재산 은닉을 도운 측근들을 체포하고 그들의 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대장동 관련 범죄수익을 추가로 확보하는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한 작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檢, “범죄수익 환수” 최우향·이한성 체포·압수수색
13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김만배씨가 취득한 대장동 범죄수익 은닉을 도운 혐의와 관련해 최우향 화천대유 이사, 이한성 화천대유 공동대표 등을 체포했다. 검찰은 또 김씨, 최 이사, 이 대표의 주거지·사무실을 비롯해 김 씨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의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서 (대장동) 범죄 수익 중 800억원 상당의 재산을 이미 동결했지만, 수사팀이 계좌추적을 통해 추가 혐의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의 의미를 “법원으로부터 인정받은 대장동 범죄수익을 모두 찾아내기 위한 작업”이라고 부여했다. 지난달 30일 법원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총 4446억원을 추징할 수 있다고 인정(기소 전 추징보전 인용)했는데, 이중 검찰은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의 재산 800억원을 찾아내 동결한 상태다.
앞서 검찰은 2020년 2월 김씨가 화천대유에서 473억을 대여해 20억원을 최 이사에게 빌려주고, 그해 6월엔 최 이사가 운영하는 '에이펙스인더스트리'에 30억원을 투자하는 등 자금흐름 정황을 포착한 바 있다. 이한성 대표는 2018년 화천대유 감사, 2019년 천화동인 1호 사내이사를 거쳐 지난해 9월부턴 화천대유 공동대표를 맡아 자금 인출 등 김씨의 자금 관리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변호사비대납’·‘주가조작’ 쌍방울과 연관도
그러나 법조계에선 이날 검찰의 움직임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혐의를 찾기 위한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각각 11월8일과 12월9일 구속기소 해 순서상 이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가 목전에 있다. 그러나 검찰은 두 측근으로부터 이 대표의 직접 연루를 입증할만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날 체포한 최우향 이사는 김만배씨로부터 대장동 수익을 건네받은 인물이기도 하지만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연루된 쌍방울에서 대표이사·부회장까지 지낸 이력이 있다. 이 때문에 그간 최 이사에게는 대장동 사건과 쌍방울의 ‘연결고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이한성 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국회의원이던 시절 보좌관을 지낸 인물이다. 이 전 부지사는 경기도의 대북사업을 총괄하면서 쌍방울로부터 3억2000만원의 뇌물·정치자금을 받고, 대북사업을 하는 쌍방울 계열사(現 SBW생명과학)의 주가 부양을 지원한 혐의로 지난 10월 구속기소 됐다.
“재산 환수로 ‘묵묵부답’ 김만배 압박” 분석도
특수 수사 경험이 풍부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52)는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이들의 신병을 우선 확보한 다음 이재명 대표와의 연결고리를 찾아 나설 것”이라며 “소환을 앞두고 이 대표의 연루 정황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검찰 공안부장 출신 변호사(50)는 “김만배씨의 경우 남욱 변호사가 제기한 의혹들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데, 재산 환수로 김 씨를 압박해 추가 진술을 유도하기 위한 시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