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파가 뭐야? 잠실 '하늘 위 궁전' 43억 치솟아 331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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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잠실 일대 아파트. 잠실 아파트값이 급락하고 있지만 내년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오피스텔 기준시가는 뛴다.뉴시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잠실 일대 아파트. 잠실 아파트값이 급락하고 있지만 내년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오피스텔 기준시가는 뛴다.뉴시스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내년 오피스텔 기준시가

서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가 실거래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25억2000만원까지 올랐다. 지난달 비슷한 층 거래가격이 17억7000만원이다. 30% 내렸다.

공시가격을 산정하는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시세 사이트인 부동산테크에 따르면 지난해 말 23억7000만원인 이 주택형의 평균 시세가 현재 18% 내린 19억4000만원이다. 실거래가·시세 하락으로 지난해 17억원선인 공시가격이 내년엔 13억여원으로 4억원가량 인하될 것 같다.

그런데 인근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오피스텔 88㎡ 기준시가가 올해 9억2000만원에서 내년 10억4000만원으로 10% 넘게 상승할 예정이다. 기준시가는 공시가격과 마찬가지로 한국감정원이 실별로 시세를 조사한 뒤 현실화율(시가 반영률)을 적용해 산정하는 것으로 오피스텔 공시가격인 셈이다.

갤러리아팰리스 실거래가도 올랐다. 88㎡ 거래가 없지만 같은 층 38㎡의 경우 지난해 5월 4억6500만원에서 지난 6월 6억3200만원으로 36% 뛰었다.

자료: 국세청, 업계 종합

자료: 국세청, 업계 종합

내년도 아파트와 오피스텔 공시가격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집값 하락세와 정부의 현실화율 하향 조정이 맞물려 아파트 공시가격이 상당폭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지만 오피스텔은 올해보다 더 오를 예정이다. 오피스텔 상당수가 주거용으로 쓰여 사실상 주택이나 마찬가지인데 음지와 양지로 '온도 차'가 큰 이유가 뭘까.

내년도 기준시가 서울 7.3% 상승 

국세청이 30일 내년도 전국 115만실의 오피스텔 기준시가를 고시하기 위해 이달 초 개별 가격안을 열람해 의견을 접수했다. 오피스텔 기준시가는 내년도 첫 부동산 공시가격이다. 오피스텔에 이어 표준지·표준주택·공동주택(아파트·다세대·연립주택) 순으로 공시가격이 발표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내년도 기준시가가 전국 6.24%, 서울 7.31% 각각 오른다. 올해와 비교해 전국 상승률이 내려갔지만 서울은 더 올라가며 2019년(9.36%) 이후 최고를 나타냈다.

기준시가 상승은 시세가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오피스텔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1.58%, 서울 2.19% 올랐다.

시세 상승률보다 기준시가 상승률이 높은 것은 비싼 오피스텔이 더 상승해서다. 기준시가는 공시가격과 마찬가지로 총액 기준으로 변동률을 계산한다. 서울에서 강남이 속한 동남권이 가장 높은 3.13% 오르며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 관계자는 “오피스텔 시장 움직임이 아파트에 후행하는 경향이 있어 아파트는 올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오피스텔에는 지난해 아파트 시장 열기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123층 555m 높이의 잠실 롯데월드타워 44~70층에 초고가 오피스텔인 시그니엘이 들어서 있다.

123층 555m 높이의 잠실 롯데월드타워 44~70층에 초고가 오피스텔인 시그니엘이 들어서 있다.

오피스텔 기준시가 조사 시점도 영향을 미쳤다. 토지·주택 공시가격이 1월 1일 기준이지만 오피스텔은 9월 1일이다. 9월 1일 기준으로 산정해 이듬해에 적용하는 것이다. 기준 시점이 4개월 빠르다 보니 부동산 시장 한파가 늦게 찾아온다.

내년도 개별 오피스텔 기준시가를 보면 잠실 ‘하늘 위 궁전’으로 불리는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이 최고 30억원 넘게 상승한다. 시그니엘은 123층(555m) 중 44~70층을 차지하고 있는 133~829㎡ 223실로 이뤄져 있다. 70층 829㎡가 올해 241억6300여만원에서 277억8700여만원으로 15% 오른다. 시세는 각각 288억원, 331억원이다. 국세청은 지난해와 올해 기준시가의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을 84%라고 설명했다.

실거래가를 보면 같은 크기의 거래가 없어 주택형별 비교가 어렵지만 전용면적당 거래가격으로 보면 3.3㎡당 지난해 1억1500만원에서 올해 1억2300만원으로 7% 올라갔다.

자료: 국세청

자료: 국세청

시그니엘 등기 현황을 보면 2017년 준공 후 본격적인 분양에 나서 현재 8실만 남아있다. 최고 가격이 334억원으로 지난해 말 팔린 70층 795㎡다. 유명 인터넷 게임업체 대표가 대출 없이 전액 현금으로 샀다. 기준시가가 올해 217억원이었고 내년 예정 가격이 250억원이다.

구입 가격과 맞먹는 대출 금액

다른 강남 주요 오피스텔 기준시가도 많이 올랐다. 서초구 서초동 부띠크모나코 150㎡가 14억원에서 18억9000여만원으로 35% 뛴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86㎡의 내년도 예정 기준시가가 33억6000여만원으로 올해 26억5000만원보다 27% 상승한다. 시그니엘 이전 최고가였던 청담동 피엔폴루스 317㎡가 올해 55억7000여만원에서 내년 57억4000여만원으로 오른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 타임브릿지 203㎡가 18억원에서 19억2000여만원이 될 예정이다.

오피스텔 몸값 상승에는 아파트와 달리 느슨한 대출 규제도 기여했다. 아파트는 지난달까지 15억원이 넘으면 대출을 한 푼도 받을 수 없었지만 오피스텔은 70~8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3월과 8월 각 100억원에 거래된 시그니엘 247㎡와 248㎡의 근저당권 설정 채권최고액이 96억원이었다. 채권최고액을 채무액의 120%로 보면 20억원을 갖고 80억원을 대출받아 100억원짜리를 산 것이다. 채권최고액이 구입 가격을 넘기도 한다. 지난해 시그니엘 191㎡의 거래가격이 61억원인데 채권최고액이 63억원이었다.

기준시가가 오른다고 오피스텔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기준시가는 실거래가 파악이 어려운 양도세·증여세 부과에 쓰인다. 오피스텔 보유세는 기준시가가 아닌 시가표준액이라는 다른 계산 금액을 기준으로 매긴다.

자료: 한국부동산원

자료: 한국부동산원

오피스텔 시장에도 한파 몰려온다 

하지만 기준시가로 확인된 오피스텔의 고공행진도 끝났다. 오피스텔 시장에도 한파가 밀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월간 변동률을 보면 전국이 7월부터, 서울이 9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하락 폭도 커져 지난달에는 0.2% 이상 내렸다. 지난해 10억원을 찍은 서울 마포구 도화동 마포트라팰리스 80㎡가 올해 들어 6월 11억1000만원까지 갔다가 10월 7억7000만원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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