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같은 백내장 수술인데, 33만원 vs 900만원…27배 차이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실손보험. 셔터스톡

실손보험. 셔터스톡

눈 안의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야가 흐려지는 백내장 환자의 수술에 흔히 사용되는 다초점렌즈 가격이 의원별로 최대 27배 차이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라 의료기관 마음대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어서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www.hira.or.kr)이 14일 공개한 ‘2022년 의료기관별(578개) 비급여 진료비용’ 자료를 보면 실손보험 보장이 강화되면서 비급여 항목의 진료비 가격 인상과 편차가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비급여 진료비용의 항목별 평균 가격을 조사한 결과 75.6%가 전년도 대비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 11월 물가 상승률인 5%를 기준으로 놓았을 때 이보다 높게 인상된 비율은 전체의 14.9%였다.

도수치료 평균 10만원…경기도 한 의원에선 50만원

백내장 실손보험금 지급액.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백내장 실손보험금 지급액.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주요 비급여 항목 중 의료기관별 편차가 두드러진 건 백내장 수술과 도수치료, 하이푸시술이었다. 다초점렌즈 백내장 수술의 경우 의원별 금액 차이가 27배까지 벌어졌다. 부산의 A의원에선 33만원을, 인천의 B의원에선 900만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수치료는 평균 10만 원대에서 진료가 이뤄지고 있었지만, 경기도의 한 의원은 50만원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궁근종 수술을 위한 하이푸시술의 경우 경기도에 있는 한 병원은 200만원, 경남의 모 의원은 2500만원을 받아 12.5배 차이가 났다.

하이푸시술의 경우 전년 대비 가격도 크게 뛰었다. 시술 방식이 크게 초음파 유도 방식과 MRI 유도 방식으로 나뉘는데 각각 전년도 대비 평균 비용이 34.8%, 57.3% 인상됐다.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 관계자는 “실손보험 보장내용이 점차 강화되면서 가격 장벽이 낮아져 병원이 부담 없이 가격을 올리고, 환자도 부담 없이 치료를 받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비급여 정보 찾기 쉽게 개선”

복지부는 올해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방식을 개선해 의료기관별 가격정보와 인력ㆍ시설ㆍ장비 등 상세정보를 함께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복잡한 비급여 명칭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쉬운 키워드 검색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진정내시경환자관리료’를 검색할 경우 ‘위내시경’이나 ‘수면’, ‘내시경’ 등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찾을 수 있다.

복지부는 향후 소비자 알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사회적 관심이 높거나 의료적 중요성이 큰 비급여 항목을 선정해 상세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 항목에 따라 공개 방식을 다각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의료기관별로 의료 서비스 차이가 분명한 경우 해당 시술ㆍ수술 등에 사용되는 인력ㆍ장비 등 인프라를 포함한 추가 지표를 함께 공개하는 등의 방식이다.

강준 복지부 의료보장관리과장은 “의원급을 포함한 전체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용을 공개한 지 2년 차를 맞았다”라며 “그동안은 공개제도의 양적 확대에 집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질적 발전을 통해 이용자의 선택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제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