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형 윌리엄에도 비난의 화살…英 “찰스 대관식 오지마” 여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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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해리와 메건' 다큐멘터리에서 해리 왕자의 부인 메건 마클이 눈물을 닦는 모습. 사진 유튜브 캡처

영국 왕실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해리 왕자 부부가 넷플릭스 다큐시리즈를 통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엔 친형인 윌리엄 왕세자를 비난하는 듯한 발언을 했는데, 영국 일각에선 해리 왕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이날 공개한 해리 왕자 부부의 다큐멘터리 '해리와 메건' 예고편에는 해리 왕자가 형인 윌리엄 왕세자를 비난하는 듯한 발언이 담겼다.

이 다큐는 6부작으로 3편은 지난 8일 영국 등지에서 이미 공개됐고 나머지 3편이 15일 방송된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예고편만 볼 수 있다.

앞선 3부작에선 부인 메건 마클을 향한 영국 왕실의 인종차별과 타블로이드 매체의 왜곡 보도,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가 거론됐다. 이후 나오게 될 나머지 3편은 윌리엄 왕세자 등 왕실 깊숙한 곳을 건드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해리 왕자는 90분간 이어진 예고편에서 "그들은 나의 형을 보호하기 위해 기꺼이 거짓말을 했다"라며 "하지만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진실을 말하는 데는 인색했다"고 말했다.

윌리엄 왕세자와 관련된 어떤 거짓말이 나왔는지, 해리 왕자가 지칭한 '그들'이 누구인지는 예고편만 나온 상황이어서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은 영국 왕실 고위층과 참모들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영국 왕실에서의 인종차별 피해를 호소한 바 있는 마클은다큐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나는 늑대 무리에 단순히 던져진 것이 아니었다. 나는 늑대의 먹이였다"고 주장했다. 앞서 부부는 지난해 3월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왕실의 인종 차별 때문에 부부가 왕실로부터 독립한 것이라고 폭로한 바 있다.

해리는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었을 때 도망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다"라고 말했고, 마클은 "우리에게 보안은 없었다. 우리가 어디 있는지 온 세상이 알았다"고 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6부작 다큐멘터리 ‘해리와 메건’ 포스터. 사진 넷플릭스

영국 사회는 해리 왕자의 다큐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처음 공개된 8일 영국에서 TV로 시청한 인원은 240만 명으로 집계됐다.

보수당 등 보수진영에선 해리 왕자의 '공작' 작위를 박탈해야 한다거나 2023년 5월로 예정된 아버지 찰스 3세의 즉위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등의 격앙된 반응도 나온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전 영국 보수당 소속이었던 데이비드 멜러는 "그들은 대관식에 오지 말아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고 주장했다.

전 보수당 당수 이안 던컨 스미스는 "그렇게까지 왕실이 싫다면 왜 대관식에 참석하는 데 관심이 있는 거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영국 퇴역군인인 크리스 패리 소장은 "그들은 왕족의 권리를 잃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신뢰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데일리 메일은 이와 관련해 “‘메일 온 선데이’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영국인의 거의 절반이 서식스 공작(해리)이 왕실 타이틀을 박탈당해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42%는 해리가 더는 승계 라인에 있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여론 조사를 진행한 ‘더 메일 온 선데이’는 타블로이드 형식으로 발행되는 영국의 보수 신문이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