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80시간 일한다"에 미래연 "선동 행위" 정면 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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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왼쪽 두 번째)가 12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권고문을 발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왼쪽 두 번째)가 12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권고문을 발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임금체계와 근로시간 제도의 개편 방안을 내놓은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이하 미래연, 좌장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 교수)가 일부 언론의 "주 80시간 노동을 가능하게 하는 개악"이라는 보도에 반박하며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미래연은 13일 '한겨레신문 기사에 대한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이날 보도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미래연은 전날 연장근로시간의 관리 단위를 현행 1주 단위로 묶여 있는 것을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다양화해서 노사가 천재지변이나 업무환경에 맞게 선택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내용의 권고문을 냈다.

한겨레신문은 이와 관련 '한 주에 몰아쓰면 주 92시간 노동이 가능하다(6월 29일자)' '연속 휴식이 보장돼도 최대 80.5시간 일한다' '1주에 하루를 쉬어도 69시간 근무가 가능하다' '재계 요구대로 노동개악'(12월 13일자) 등의 내용으로 보도했다.

미래연은 '92시간 노동'과 '80.5시간 노동' 주장에 대해 "극단적 상황을 가정해 제도의 남용을 우려하는 것은 상식과 통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주 69시간 노동이 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실태를 왜곡한 것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법정 주휴는 법이 강제하고 있는 의무"라며 "이를 이행하지 않는(주휴일 없는) 사례를 가정해 제도를 설계하는 것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보도 내용이 주휴에도 일하는 것처럼 꾸며 근로시간을 부풀렸다는 것이다.

또 "현행 (주 52시간) 제도에서도 주 52시간(법정 40+연장근로 12시간) 일하는 근로자의 비중이 선택적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명백한 사실 왜곡"이라고도 했다. '5인 이상 사업장의 상용직 월평균 연장근로시간은 10시간으로 근로기준법상 한도인 월 52시간의 5분의 1수준이며, 월평균 연장근로가 52시간을 초과하는 사업장은 1.4%에 불과하다'는 2021년 사업체노동력조사결과 보고서를 첨부해서다.

다만 일시적인 주 69시간 근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상시 69시간은 원천적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이 미래연의 설명이다. 미래연은 "특정 주에 집중근로를 할 경우 나머지 주는 연장근로를 줄이거나 쓸 수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특정 주에 69시간(연장근로 29시간)을 일하면 나머지 3~4주에 걸쳐 쓸 수 있는 총 연장근로는 23시간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사업장 사정에 따라 노사가 합의해서 연장근로시간을 배분하는 것일 뿐 근로시간 자체를 늘려 장시간 노동으로 운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미래연은 선택적 근로시간제도 확대와 관련,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근로일' '근로시간대'에 대해 근로자의 '자율적' 선택권을 보장하는 제도"라며 "이를 '사용자의 재량 확대'로 가정해 비판하는 것 또한 입법 취지와 실태를 고려하지 않는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미래연은 '재계의 요구대로 권고문이 나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연구회는 의제설정, 현장방문, 쟁점 논의 및 결과정리 모두 독립적으로 판단해 결정했다"며 "'재계 요구대로'라는 표제는 연구회의 의견을 묻지 않은 자의적이고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미래연은 마지막으로 "법과 제도는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계몽하는 것이 언론의 본연"이라며 "법 적용에 있어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 법이 갖는 취지를 왜곡하고, 이의 목적을 폄훼하는 행위는 오히려 법의 오용을 조장하는 '선동행위'"라고 통박했다. 그러면서 "권고문과 관련한 어떠한 토론도 거부하지 않는다"며 "토론을 원하는 언론사는 적극적으로 요청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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