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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이재명 위해 돈 건넸다…김문기 모른단 말에 진술 결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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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전날(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위해 이 대표 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돈(명절 떡값)을 건넸다’는 취지로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3년과 2014년 세 차례에 걸쳐 정 실장에게 ‘명절 떡값’ 명목으로 총 3000만원을 건넨 배경에 대해 “이재명 (경기)지사를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한 거는 다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재명 (성남)시장은 하기가 어려운 것들 아무튼 그다음에 남들이 못 챙길 것들 그런 것들은 제가 다 챙겼다”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 9일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총 2억4000만원(3000만원 포함)의 뇌물을 받는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다만 이 대표 측은 정 전 실장이 명절 현금을 받은 일 자체가 없다며, 따라서 이 대표를 위해 건넸단 주장도 어불성설이란 입장을 밝혔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유 전 본부장은 인터뷰에서 2억4000만원 뇌물의 용처와 이 대표의 관여 여부에 대해서는 “재판에서 말씀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빛과 그림자였다고 할 수 있는 정진상 실장이 본인이 알고 있는 내용을 공유하지 않고 혼자 독단적으로 모든 걸 처리할 수 있다고 믿지는 않는다”며 정 전 실장이 모든 일을 이 대표에게 보고하고 공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또 정 전 실장과 김용(구속기소)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2009년부터 의형제를 맺었다며 이후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의 합류를 설명했다. 그는 “김만배 기자하고 조금 다투고 얼마 있다가 정진상 실장한테 전화가 왔다”며 “나보고 잘하라고 해서 ‘왜 잘해야 하느냐’ 그랬더니 ‘생각보다 세다. 네가 잘해야지’ 그러더라”고 말했다. 법조기자 출신 김씨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관리를 위해 필요했던 인물이라는 게 유 전 본부장의 주장이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에 적극적으로 진술하게 된 계기로는 이 전 대표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개발1처장을 “모르는 사람”으로 부인했기 때문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2015년 1월 이 대표(당시 성남시장)의 호주 출장 당시 정 실장이 ‘이 대표가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데리고 오라는 지시에 이 대표와 안면이 있던 김 처장을 동행시켰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출장지에서 이 대표와 김 처장, 자신이 한 조로 골프를 쳤고, 5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고도 했다. 김 처장이 직접 카트를 몰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지난 10월 2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이들의 관계를 부인한 과거 이 대표의 주장을 반박하며 “10년간 쌓인 게 너무 많다. 천천히 말려 죽일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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