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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급감, 12월도 휘청이는 수출…반도체·중국 여전히 '먹구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9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서 화물차들이 컨테이너를 나르고 있다.  뉴스1

지난 9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서 화물차들이 컨테이너를 나르고 있다. 뉴스1

국내 경제를 떠받쳐오던 수출이 계속 휘청이고 있다. 이달 초순에만 전년 동기 대비 20% 넘게 급감했다. 반도체·중국 시장 등에 여전히 먹구름이 낀 가운데,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1~10일 수출액은 154억 달러로 1년 전보다 20.8% 감소했다. 수입액은 203억 달러로 같은 기간 7.3% 줄었다. 수출이 역성장한 10~11월에 이어 이달 초까지도 내림세가 지속하는 양상이다. 조업일수(지난해 8.5일, 올해 8일)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액도 15.8% 줄었다.

이 기간 무역수지 적자는 49억2000만 달러(약 6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월말까지 이 추세가 이어지면 9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역대 최대치를 경신 중인 연간 누적 적자 폭은 474억6000만 달러(약 62조2000억원)로 커졌다. 연말까지 500억 달러에 근접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특히 반도체·중국 등 수출 주력 시장이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요 감소, '제로 코로나' 정책 후폭풍 등의 악재가 계속 작용하면서다. 여기에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9일까지 이어진 화물연대 파업으로 수출입 컨테이너 운송 차질까지 겹쳤다. 정부에 따르면 전국 12개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지난달 말 평시의 27%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점차 회복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10대 수출 품목 가운데 승용차(42.1%), 석유제품(20.1%), 선박(5.3%)을 뺀 나머지 7개에서 역성장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7.6%나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은 8~11월 넉 달 연속 감소한 바 있다. 무선통신기기(-46.6%) 등 IT 품목 수출도 대거 부진했다.

주요국 대상 수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상위 10개 국가에 대한 수출은 모두 1년 전보다 감소세를 나타냈다. 대(對) 중국 수출은 34.3% 떨어지면서 하락세가 뚜렷했다. 대중 수출은 지난달까지 6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미국(-2%), 유럽연합(EUㆍ-4.3%) 등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에너지 수입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원유와 가스의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4.7%, 34.1% 늘면서 무역수지 악화에 기여했다.

연말까지 수출을 반등시킬 요인이 보이지 않으면서 내년에도 긴 수출 둔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내년까지 세계 경기 침체와 수출 둔화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출선 확대, 금융 지원, 기업 투자 확대 등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써서 수출을 늘리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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