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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셀러레이터, 명가의 조건
떡잎부터 다른 스타트업을 찾아 ‘성장 DNA’를 북돋워준다는 창업 육성기관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 올해 5월 기준 한국엔 375곳의 액셀러레이터가 등록돼 있다. 지난 10년 새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장한 만큼 액셀러레이터의 스펙트럼도 넓어졌다. 혹자는 이들을 엔터테인먼트사 신인개발팀에 비유한다. 업무 공간 제공부터 투자 유치, 사업 네트워크 지원까지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해 그야말로 물심양면 서포트하기 때문.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설립한 육성기관 디캠프의 2014년 데모데이 우승을 계기로 알토스벤처스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8년 만에 토스는 기업가치 9조원이 넘는 유니콘이 됐다. 리멤버·오늘의집·스타일쉐어·호갱노노 등 알 만한 스타트업들도 ‘꼬꼬마’ 시절엔 액셀러레이터의 도움을 받아 성장했다. 액셀러레이터가 뭘 어찌해주길래? 알아서 잘 큰 건지, 잘 키워서 성장한 건지? 투자 혹한기에도 이들은 ‘떠오르는 신예’를 찾느라 열일 중이라는데. 물밑에서 초기 스타트업을 가열차게 키우고 자극한다는 액셀러레이터들의 영업 비밀을 파헤쳐 봤다.
🧾 목차
1. 스타트업 양성소, 액셀러레이터
2. 우린 이렇게 키워요 Part.1
3. 우린 이렇게 키워요 Part.2
4. 근데 돈···은 버나요?
5. 액셀러레이팅 명가의 조건

그래픽=한호정
1. 스타트업 양성소, 액셀러레이터
될성부른 스타트업의 성장을 가속하는 게 액셀러레이터의 주 업무다. 크런치베이스 기준 전 세계 액셀러레이터 수는 3100여 개. 창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도 375개 액셀러레이터가 등록돼 있다. 이들이 하는 일,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① 액셀러레이터가 뭔데?: 예비·초기 창업자를 발굴, 투자·교육·멘토링·컨설팅 등 종합적인 지원을 통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가속하는 조직이다. 기수제(batch·배치)로 스타트업을 선발해 종잣돈(seed·시드)을 투자하고, 단기간 보육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을 지원한다. 벤처캐피털(VC) 등 투자자들에게 육성한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데모데이, 즉 일종의 졸업식을 거치면 기본 과정은 끝. 업계 관계자는 “액셀러레이터는 사람으로 치면 소아과 전문의나 유아교육 전문가에 가깝다”고 했다. 국내선 통상적으로 중소벤처기업부에 창업기획자로 등록한 이들을 액셀러레이터라 부른다.
② VC와는 뭐가 달라?: VC는 투자 중심, 액셀러레이터는 선발·보육이 메인이다. 중소벤처기업부 등록 기준 액셀러레이터는 자본금 1억원, 상근 전문인력 2인, 보육공간 확보 등을 충족하면 끝. VC로 분류되는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창투사)나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신기사)로 등록하려면 각각 20억⋅100억원 이상의 자본금이 필요하다. 다만, 극초기 스타트업에 투자와 육성을 동시에 하는 VC들도 있어 액셀러레이터와 경계가 애매한 편. 네이버 계열 초기 스타트업 전문 VC인 스프링캠프가 그렇다. 서울대 앞에 사무실을 내고 자체 육성 프로그램인 캠프파이어를 운영하며 서울대 초기 창업 인재들을 쓸어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