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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뼈 변형 심한 고령 환자,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최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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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김동은 원장은 “숙련된 의사가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로봇이 뼈를 제대로 인식하고 절삭하는지 감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김동은 원장은 “숙련된 의사가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로봇이 뼈를 제대로 인식하고 절삭하는지 감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인공관절은 로봇 수술이 활발하게 확대되는 분야다. 고령 환자에게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치료 결과를 가져오는 신기술로 근거를 쌓아가고 있다. 특히 다리뼈가 크게 휘었거나 골절로 뼈 안에 금속 내고정물을 삽입한 환자에게는 구원투수로 여겨진다. 이런 난도 높은 환자에게 로봇 수술을 적용해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달려라병원 김동은(정형외과 전문의) 원장을 만나 3세대 로봇 인공관절(큐비스 조인트) 수술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3세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뭔가.
“사전에 시뮬레이션한 수술 계획에 따라 로봇 팔 스스로 뼈를 깎는 완전 자동 시스템으로, 의사가 로봇 팔을 조종하지 않아도 된다. 의사는 로봇이 뼈를 인식할 수 있게 마커를 세우고, 로봇이 설정값대로 오류 없이 절삭하는지 관리·감독한다. 주변 인대 등 연부조직을 다치게 하는 건 아닌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필요에 따라 1㎜ 단위로 절삭 범위를 조절한다. 완전 자동 로봇의 또 다른 특징은 가동형 인공관절을 비롯한 여러 인공관절 회사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동형은 인공 연골이 있어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 앞뒤뿐 아니라 좌우 회전운동을 조금 허용하는 형태다. 관절염이 심하지만 뼈 손상 정도와 오자 다리 등 하지 정렬 불균형이 너무 크지 않은 경우 사용할 수 있다.”
-로봇 수술은 특히 어떤 환자에게 유리한가.
“명확하게 유리한 환자군은 첫째로 다리뼈에 금속 내고정물이 있는 상태다. 예컨대 다리뼈가 활처럼 휜 70대 여성 환자가 있었다. 대퇴만곡이라고 해서 우리나라 사람에게 좀 흔하게 나타나는 휜 다리다. 이로 인한 미세 골절로 뼈(골수강)에 금속정 삽입술을 받았다. 이런 상태에서는 가이드라고 하는 기존의 수술 도구(직경 1㎝의 쇠막대기)를 박기 어렵다. 인공관절 수술을 위해 금속정을 제거하다가는 외려 골절되기 쉽다. 둘째로 젊을 때 교통사고·낙상으로 뼈에 변형이 심한 환자다. 지난해 1월 병원을 찾은 60대 남성 환자인데 젊을 때 교통사고로 다리뼈가 부러졌다가 원래 모양과 다르게 어긋나 붙으면서 대퇴골 변형이 심했다. 일반 수술에 쓰는 가이드는 곧은 뼈 모양에 맞춰져 있어서 심하게 휜 뼈엔 사용하기 어렵다. 원칙대로라면 휜 뼈를 곧게 맞춘 뒤 뼈가 붙길 기다렸다가 인공관절을 삽입해야 한다. 고령 환자가 두 번 수술받는 건 부담이 크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가이드를 박지 않고 영상 이미지를 활용해 변형된 뼈 모양을 3차원으로 복원한 뒤 절삭 범위를 산출한다. 이런 환자들이 요즘 고령화로 증가한다. 임상 경험상 전체 환자의 10% 이내다.”
-어려운 수술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는 노하우가 있나.
“우리 병원은 매주 월요일 오전에 의료진이 모여 사례를 공유한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를 분석해 병원 자체의 수술 가이드를 만든 것도 있다. 로봇 수술 시 5㎜ 직경의 얇은 나사못을 대퇴골에 꽂는 과정이 있는데 핀의 위치에 따라 자칫 뼈를 약화해 균열로 골절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로봇 팔이 움직이는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골절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위치, 나사못 직경에 따른 가이드 기능 정도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예측되는 합병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큐비스 조인트 로봇은 국산 기술이어서 의료진의 제안이 반영되는 과정이 신속하고 효율적이었다. 올해 우리 병원은 독일 의료기기 업체인 임플란트캐스트로부터 로봇 수술 국제교육센터 병원으로 지정받았다. 의사들이 병원을 찾아 수술을 참관한다. 연간 약 500건의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하면서 쌓아온 수술 기술과 노하우를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적인 안전성은 어떤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신기술이라 우리나라 환자에 대한 장기적인 임상 데이터가 나오기에는 시기상조다. 최소 5~10년 이상의 중장기적인 연구결과를 근거로 제시해야 한다. 다만 그간 임상 경험에 비춰보면 수술 후 출혈·통증이 적다. 또 일반 수술에서 약 2% 빈도로 수술 후 오차범위 결과값에서 좀 벗어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를 줄여줄 수 있다. 심한 휜 다리 환자의 하지 정렬 축을 일자에 가깝게 교정하는 사례 등이다. 로봇 수술로는 시뮬레이션으로 변수를 예측하므로 더 만족스러운 수술 결과를 가져온다. 고정 상태와 뼈 절제량 등 수술 결과 예측에 큰 도움을 준다. 기존에는 수술이 끝난 뒤에야 어떻게 고정됐는지 알 수 있었는데, 이제는 집도의가 원하는 삽입 각도·방향·위치에 인공관절을 고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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