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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마스크도 벗자는데…1년반째 단축영업 중인 은행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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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지난해 7월 시중은행 출입구에 영업시간 변경 안내문이 붙어 있다. [중앙포토]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지난해 7월 시중은행 출입구에 영업시간 변경 안내문이 붙어 있다. [중앙포토]

정부가 마지막 남은 코로나 방역 수칙인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를 논의하자 은행 영업시간도 정상화될지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대형마트를 비롯해 백화점·영화관 등 대부분 편의시설은 기존 영업시간으로 돌아왔지만, 은행 홀로 단축 영업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은행 영업시간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지난해 7월부터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1시간 단축됐다. 이후 1년 반째 코로나19 이전(오전 9시~오후 4시)보다 30분 늦게 문을 열고, 30분 일찍 폐점하고 있다.

지난 9월 금융감독원이 박재호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시중은행(17곳)과 저축은행(79곳) 등 96개 금융사 가운데 84%(81곳)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지난 4월 거리두기가 풀렸지만, 단축 영업을 시행한 81곳 가운데 67곳(83%)은 여전히 단축영업 중이다. 특히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같은 시중은행 중에서는 영업시간을 되돌린 은행이 한 곳도 없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영업시간 정상화 논의가 지지부진하면서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재테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요즘 은행 갈 때마다 번호표 뽑고 30~40분은 기다린다. 영업시간 좀 늘어났으면 좋겠다” “직장인은 대출 상담하려면 휴가 써야 할 판이다” “거리두기 해제됐는데 은행만 거리두기하고 있다” 등의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순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자 등 디지털 취약계층은 영업시간 단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만큼 코로나19를 이유로 단축된 은행권 영업시간도 정상화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영업시간 복원 논의가 첫걸음조차 떼지 못했다는 점이다. 금융권 노사는 지난 10월 영업시간 운영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TF는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오는 15일 금융노조의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박홍배 현 금융노조 위원장이 단독 후보로 연임에 도전한다. 그는 반나절 더 쉬는 ‘주 4.5일제 근무’를 주요 선거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처럼 영업시간이 장기간 단축되면 상품 영업력이 떨어지고, 불편을 겪는 소비자 민원도 늘어난다”며 “영업시간을 복원하려면 노사 합의가 선행돼야 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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