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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부터 100세까지 열성팬…임영웅, 고척돔 찍고 LA 간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지난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가수 임영웅의 ‘아임 히어로’ 앙코르 콘서트 모습. 11일까지 이틀간 3만6000명의 관객이 고척돔을 메웠다. 무대 의상을 바꿔가며 3시간 동안 열창을 아끼지 않은 임영웅은 아이브의 ‘애프터 라이크’ 등 댄스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사진 물고기뮤직]

지난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가수 임영웅의 ‘아임 히어로’ 앙코르 콘서트 모습. 11일까지 이틀간 3만6000명의 관객이 고척돔을 메웠다. 무대 의상을 바꿔가며 3시간 동안 열창을 아끼지 않은 임영웅은 아이브의 ‘애프터 라이크’ 등 댄스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사진 물고기뮤직]

“400석에서 시작해 4000석, 4만석에서 공연하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어요. 생생하게 꿈꾸면 언젠가는 이루어진다고 하죠. 그 꿈을 놓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아임 히어로(IM HERO)’ 무대에 오른 가수 임영웅(31)은 감격한 듯했다. 2016년 데뷔한 지 6년 만에 트로트 가수 최초로 고척돔에 입성해 11일까지 이틀간 3만6000명을 만나는 소회가 남달랐던 것. 지난 5~8월 전국투어로 17만명을 끌어모은 지 넉 달 만에 서울·부산 앙코르 콘서트로 7만 5000여 관객을 추가하는 그는 내년 2월 10~11일에는 미국 LA 돌비시어터에서 공연한다.

이날 공연은 스크린 위로 펼쳐진 활주로에 비행기가 착륙하는 모습을 시작으로 한 여행 콘셉트로 꾸며졌다. 자작곡 ‘런던 보이(LONDON BOY)’를 부를 때는 영국 근위병 차림의 백댄서가 등장했고, ‘우리들의 블루스’를 열창할 때는 제주의 푸른 바다가 넘실댔다. 프랑스어로 ‘또 만나자’는 뜻의 인사말 ‘아비앙또’를 언어유희로 풀어낸 영상 ‘아비안도(我備安都)’에서는 왕으로 분해 사극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3시간 동안 선보인 20여곡 중 트로트는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사랑역’ ‘계단말고 엘리베이터’ 등 트로트 메들리가 끝나고 관객들이 아쉬워하자 ‘소나기’ ‘미워요’ 등을 한 소절씩 부른 정도였다. ‘미스터트롯’ 경연 당시 노래 중에서는 김광석 원곡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부캐 임영광과 함께 선보인 아이브의 ‘애프터 라이크(After LIKE)’ 댄스 무대 등 이색 선곡도 눈에 띄었다.

그만큼 그의 음악은 트로트를 뛰어넘어 넒은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지난해 10월 이문세 원곡을 리메이크한 ‘사랑은 늘 도망가’가 롱런하는 것을 두고 임영웅은 “나온 지 1년이 넘은 곡이 아직 차트에 있는 게 말이 되느냐”며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올해 임영웅은 인상적인 한 해를 보냈다. 2020년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 우승 이후 미스터트롯 톱 7을 주축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종영하자 가수 커리어에 집중했다. 지난 5월 발표해 114만장이 팔려 나간 첫 정규 앨범 ‘아임 히어로’에 이어 지난달 더블 싱글 ‘폴라로이드(POLAROID)’ 발표까지 앨범과 공연만으로도 빡빡한 일정을 채워나갔다.

스타 PD 출신인 주철환 프로듀서는 “‘미스터트롯’ ‘미스트롯’을 통해 재발견된 가수들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지가 너무 빨리 소진된 측면이 있다. 반면 임영웅은 꾸준히 자신의 히트곡을 만들어가면서 차별화를 꾀하는 데 성공했다”고 짚었다.

다양한 연령대의 공연 팬도 강점이다. 임영웅은 “8세 아이부터 100세 어르신까지 모든 나잇대가 다 있는 신기한 공연장이다. 자부심을 느끼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전 연령대에서 폭넓게 소비하다 보니 음원차트 1위 곡은 없어도 100위권에 10여곡씩 포진돼 있다. 써클차트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은 “정규 1집을 낸 5월부터 7개월째 가수별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라며 “신곡이 나오면 구곡이 빠지는 게 아니라 그대로 추가되는 건 아이유와 임영웅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연말 시상식도 휩쓸고 있다. 지난달 26일 MMA(멜론 뮤직 어워드)에서는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를 비롯해 ‘올해의 앨범’ 등 5관왕에 올랐다. 30일 일본 오사카 MAMA(엠넷 뮤직 어워드)에서 남자 가수상을 받는 등 K팝 영역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임영웅은 “영웅시대(팬덤 명) 덕분에 상(賞)남자가 됐다”며 웃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상식 시즌에 임영웅의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중장년층 팬덤 시장을 새롭게 발굴한 ‘미스터트롯’이 시즌 2를 시작해도 지금의 임영웅 현상을 뛰어넘긴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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