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환자 증가세가 주춤하다가 11일 일요일 기준 5만명을 넘어섰다. 일요일 기준으로는 14주 만에 최다다. 독감 환자도 유행 기준(4.9명)의 3.5배에 육박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1일 0시 기준 신규 환자는 5만4319명으로 집계됐다. 재원중인 위중증 환자는 440명으로 전날(428명)보다 12명 늘었고, 사망자는 40명으로 전날(54명)보다 14명 감소했다.
신규 환자는 전날(6만2738명)보다 8419명 줄었지만, 직전 일요일(4일, 4만6550명)과 비교하면 7769명(16.7%) 증가한 것이다. 일요일 기준으로 지난 9월 4일(7만2112명) 이후 가장 많다. 최근 일주일(5~11일) 평균 신규 환자도 6만68명으로 직전 주(11월 28일~12월 4일)의 약 5만2944명보다 7074명(13.4%) 증가했다.

1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일부 전문가들은 겨울철 재유행의 정점이 지났으며 향후 2주간 환자가 서서히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는데 이런 예측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BA.5 변이에 의한 유행 정점은 지났으나 BN.1 유행이 새롭게 시작되고 있는 것”(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겨울철 유행을 주도했던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의 점유율은 최근 줄어든 반면 새 하위 변위인 BN.1이 세를 불려가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에만 해도 81.1%에 달했던 BA.5의 검출률은 이후 79.5%, 77.5% 식으로 매주 소폭씩 떨어져 11월 마지막 주 67.8%까지 내려왔다. 같은 기간 BN.1 검출률은 4.9%→7.6%→7.7%→13.2%로 올랐다. BN.1 변이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 중 전파력과 면역회피력이 강해 ‘켄타우로스’로 불린 BA.2.75 변이의 세부 계통이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새로운 변이로 인한 유행이 다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유행이 길게 끌리는 동안 면역 감소 현상이 진행되는 반면 접종률은 더디게 오른 점도 원인일 수 있다”라고 풀이했다.

지난달 서울 시내의 한 이비인후과에 코로나19와 독감 동시검사 안내문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BN.1 등 새 변이가 유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계절적 요인이나 면역 수준 등을 보면 한동안 환자가 더 늘 수 있다고 내다본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최근 변이 패턴은 이전과는 전혀 다르다. 보통 4~6개월에 한 번씩 변이가 등장하면서 유행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오미크론이 1년 정도 안정적으로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오미크론 이하에 자그마한 변이주가 나타나고 있지만, 이 변이주의 등장이 반드시 환자의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문용어로 ‘수렴진화’라는 말을 쓰며 이전과는 달라진 현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단장은 “현재 상황은 증감을 반복하면서 앞으로 당분간은 증가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독감 환자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질병청에 따르면 11월 27일~12월 3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 비율(의사 환자 분율)은 17.3명으로 직전 주(15.0명)보다 16.3% 증가해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유행 기준(4.9명)의 3.5배에 달한다. 연령별로는 13~18세(58.1명), 7~12세(29명), 19~49세(24.3명) 등에서 환자 발생률이 높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