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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던 '중·러 동맹'…손잡으면 韓 가장 위험한 증거 [뉴스원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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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재 외교안보부장의 픽 : 신냉전 

신냉전의 그림자가 지구에 드리우고 있다.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이 한 축에, 중국과 러시아가 또 다른 축에 있는 대결 구도가 신냉전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신냉전’이란 단어를 꺼내면 ‘말도 안 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과 러시아는 같은 권위주의 체제고, 미국 위주의 질서를 반대하고 있지만, 야심이 큰 두 나라가 손잡고 한편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해서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군사 동맹까지는 아니지만, 양국은 군사적으로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중ㆍ러 전략폭격기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에서 연합 편대 초계 비행을 한 데 이어 상대방 기지에 교차 착륙하는 훈련까지 한 게 대표적 사례다. 중ㆍ러 전략폭격기가 서로의 기지에 착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지난 9월 16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드에서 열린 상하이 협력기구(SCO) 정상회담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지난 9월 16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드에서 열린 상하이 협력기구(SCO) 정상회담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전략폭격기는 핵공격을 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두 나라에 있는 미군 기지를 위협하는 게 이번 연합 훈련의 목적이다. 또 핵전력의 하나이기 때문에 전략폭격기의 성능은 군사비밀이다. 그런데도 러시아 전략폭격기는 중국 기지에, 중국 전략폭격기는 러시아 기지에 내린 것은 이미 두 나라가 군사 분야에 있어서 일정 정도의 신뢰를 쌓았다는 증거다.

공군뿐만이 아니다. 중ㆍ러 해군은 연합 해상 훈련을 자주 열고 있다. 지난 9월 3일엔 양국 군함 6척이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가무이 곶(神威岬) 서쪽 190㎞ 바다에서 사격 훈련을 한 뒤 홋카이도~사할린 사이 소야 해협을 지나 오호츠크 해로 진입했다.

중ㆍ러 해군은 지난해 10월 해상연합-2021에서 군함 5척씩 10척을 동원해 일주일 동안 일본 열도를 반 바퀴 휘감아 돌았다.

중국은 러시아가 매년 여는 보스토크(동방) 훈련에 참가한다. 올해엔 처음으로 육ㆍ해ㆍ공군의 장비와 병력을 보냈다. 9월 3일의 사격 훈련도 보스토크 훈련의 일환이었다.

이렇게 두 나라가 관계를 다지면 동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0년 10월 발다이 클럽 화상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중국과의 동맹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이론상으로는 꽤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발전하는지 보게 될 것이다. 그걸(동맹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속내는 당장은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동맹을 맺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군사적으론 비기지만 정치적으로 패배하기만 한다면, 중ㆍ러는 동맹 카드를 만지작거릴 것이다. 러시아가 움츠러들 경우 생기는 힘의 공백을 미국이 치고 들어올 수도 있기 때문에 동맹으로 틈을 메워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문제는 ‘중ㆍ러 동맹’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그 촉수가 제일 먼저 한반도로 뻗을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한반도는 중·러의 이해 관계가 공통적으로 겹쳐있고, 두 나라가 함께 태평양으로 나아갈 때 제일 먼저 넘어야할 곳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ㆍ러가 2019년 7월 23일 첫 연합 편대 초계 비행을 할 때 러시아의 공중조기경보기인 A-50이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했다.

러시아는 이후 한 번도 공식 사과하지 않았고, 두 나라는 연합 편대 초계 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한국은 지금부터라도 준비를 단단히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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