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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의 화첩에도 담긴 그곳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17호 21면

고성과 나

고성과 나

고성과 나 
김광섭 외 지음
고성문화재단

강원도 고성의 북천교는 교각 17개의 공법이 두 가지로 나뉜다. 해방 이후 이 지역이 ‘인공(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치하였던 1948년 건설이 시작됐다가 중단된 것을, 한국전쟁 이후 완성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뜻하지 않게 남북 합작품이 된 이 다리는 ‘합작교’, ‘합축교’로도 불리며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이 책의 표현을 빌리면 흔히 “분단의 상징”으로 불리는 다리이자 언젠가는 “평화의 상징”이 될 수도 있는 다리다.

『고성과 나』는 이런 도로·철도 얘기를 시작으로 명태, 지질, 사찰, 명승, 음식, 방언 등 일곱 가지 초점으로 고성 얘기를 전한다. 7인의 저자는 작가나 향토사학자를 비롯해 모두 고성이나 속초에서 나고 자란 이들이다. 옛 문헌 등을 아우르며 분야별로 전문적이고 인문학적인 식견을 강연 형식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지역에 켜켜이 쌓인 오랜 역사가 드러난다. 사명대사와 만해 한용운의 정신이 깃든 건봉사나 겸재 정선의 화첩에도 담긴 만경대·만경루·청간정, 더 거슬러 까마득한 시대의 지질적 산물인 석호·주상절리 등이 그 예다. 다만 이런 얘기를 들려주는 지역 출신 전문가 저자들 중 여성이 없는 점은 의아하다. 고성·속초 지역의 서점에서만 판매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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