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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세 시고니위버 왜 잠수시켰나…'아바타2' 감독이 날린 경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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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캐머런 감독(왼쪽부터)과 배우 샘 워싱턴, 조 샐다나,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 존 랜도 프로듀서가 9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호텔에서 진행된 영화 '아바타2: 물의 길'(아바타2)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제임스 캐머런 감독(왼쪽부터)과 배우 샘 워싱턴, 조 샐다나,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 존 랜도 프로듀서가 9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호텔에서 진행된 영화 '아바타2: 물의 길'(아바타2)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이 가족의 일부가 되어 가지각색의 생물들과 물속에서 교감하는 기분이 드실 겁니다. 영화 이상의 경험일 거라 확신합니다.”(시고니 위버)

역대 전 세계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아바타’(2009)를 13년 만에 잇는 후속편 ‘아바타: 물의 길’(이하 ‘아바타2’)의 주역들이 한국을 찾았다.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개최된 내한 기자간담회에는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존 랜도 프로듀서를 필두로, 주연을 맡은 배우 샘 워싱턴, 조 샐다나,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이 참석했다.

‘물의 길’이라는 부제가 암시하듯, 전편에서 판도라 행성에 둥지를 틀었던 주인공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바다로 나아가는 여정이 2편의 중심 테마다. 1편이 공중을 부유하는 산맥과 수풀이 우거진 열대우림을 주 무대로 했다면, 2편에서는 러닝 타임의 상당 부분이 수중 세계를 배경으로 이뤄져 관객에게 바닷속을 유영하는 듯한 체험을 선사한다.

14일 개봉하는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은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 가족이 새로운 위협을 피해 바다로 향하는 모험을 그렸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14일 개봉하는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은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 가족이 새로운 위협을 피해 바다로 향하는 모험을 그렸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아바타: 물의 길'에는 새로운 수중 생명체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고래를 닮은 '툴쿤'은 주인공들과 특별한 교감을 나누는 생명체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아바타: 물의 길'에는 새로운 수중 생명체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고래를 닮은 '툴쿤'은 주인공들과 특별한 교감을 나누는 생명체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심해 탐험에 수차례 직접 나설 정도로 해양 세계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 캐머런 감독은 “영화에 100% 헌신하는 대부분의 감독들과 달리, 내 세계는 언제나 영화와 바다로 나눠져 있었다”며 “물속에서 해양 생물들과 어울리는 꿈을 자주 꾸는데, 내가 잘 알고 사랑하는 바다의 아름다움을 예술적으로 전달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위기 처한 바다…무엇이든 느끼길”

전편에서 값비싼 광물을 얻으려 판도라 행성을 침략하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적 은유를 담았던 캐머런 감독은 2편에서는 해양 생태계 파괴를 향한 경고의 메시지를 녹였다. 그는 “우리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바다가 생명의 원천이며 지구의 삶을 가능케 하는 원천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그와 동시에 고래를 비롯한 많은 해양 생물들이 남획에 의해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그는 “그렇다고 우리 영화가 직접적으로 무엇을 할지 가르치는 영화는 아니다”라며 “그저 바다에 관해 어떤 감정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열대우림을 배경으로 생활하던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 가족은 바다를 배경으로 생활하는 멧케이나 부족을 마주하게 된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열대우림을 배경으로 생활하던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 가족은 바다를 배경으로 생활하는 멧케이나 부족을 마주하게 된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익룡을 닮은 생명체를 타고 광활한 바다를 내달리는 나비족들의 모습은 가슴이 탁 트이는 쾌감을 선사한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익룡을 닮은 생명체를 타고 광활한 바다를 내달리는 나비족들의 모습은 가슴이 탁 트이는 쾌감을 선사한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바다를 배경으로 한 덕분에 73세 시고니 위버부터 아역 배우들까지, 출연진 모두 수중 촬영을 위한 훈련을 받아야 했다. 훈련을 거쳐 물속에서 6분 간 잠수할 수 있게 됐다는 시고니 위버는 “캐머런은 뭔가를 요구할 때 그만큼 지원도 해준다. 배우들 모두 훌륭한 프리 다이버들과 거의 1년 가까이 훈련했다”며 “다만 숨을 참을 때 불편한 표정이면 안 되고, 눈과 입에 힘을 풀어야 하는 건 정말 어려웠다”고 돌이켰다.

“가족 향한 러브레터”

이렇듯 ‘아바타2’에서는 바다가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는 동시에, 가족애 역시 핵심적인 정서로 다뤄진다. 1편에서 나비족 네이티리(조 샐다나)와 결혼한 제이크는 그 사이 네 아이의 부모가 되어 이들 형제 각각의 내적 고민과 서로 간 관계가 또 다른 갈등 소재가 된다. 캐머런 감독은 가족 관계를 주제로 다룬 이유에 대해 “이 영화는 관객이 경험해보지 못한 외계 행성이 등장하기 때문에 이야기 측면에서 현실에 발을 붙이도록 하는 게 중요했다”며 “우리는 모두 가족의 일부이며 가족 관계가 얼마나 복잡한지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우리를 강하게 만들어주는 가족을 향한 러브레터”라는 비유도 덧붙였다.

영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캐머런 감독은 1편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듯했던 캐릭터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다시 등장시킨 이유 역시 ‘가족’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했다. “내가 ‘아바타’의 후속편을 하고 싶었던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당시 모든 배우들과 또 하나의 가족이 됐기 때문이었다. 모든 배우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어서 (1편에서 죽은) 쿼리치 대령과 그레이스 박사를 다시 이야기에 등장시킬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이야기 또한 가족에 대한 흥미로운 서사가 됐다.”

‘192분’ 너무 길다?…“가성비 좋아”

새로운 배경과 캐릭터가 추가되면서 러닝타임은 3시간12분(192분)까지 늘어났지만, 캐머런 감독은 “같은 가격에 더 긴 영화를 보면 좋은 것 아니겠느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소고기를 먹더라도 같은 가격에 더 많이 먹으면 좋지 않나. 소설에도 단편과 장편이 있듯 ‘아바타’는 장편 소설 같은 영화”라며 “‘타이타닉’(195분) 같은 경우도 흥행했다. 영화를 실제로 본 사람들은 길다는 불평을 한 번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건 길수록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바타: 물의 길'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9일 오후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2 글로벌 혁신을 위한 미래대화'에서 김용화 감독과 대담을 하고 있다. 뉴스1

'아바타: 물의 길'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9일 오후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2 글로벌 혁신을 위한 미래대화'에서 김용화 감독과 대담을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캐머런 감독은 이날 오후에는 외교부가 주최한 국제 포럼 ‘2022 글로벌 혁신을 위한 미래대화’에 참석해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과 대담을 나눴다. 두 감독 모두 3D, VFX(특수효과) 등의 영화 기술에서 앞서가는 감독인 만큼 관련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캐머런 감독은 “시각 효과가 아름답고 완벽하면 좋지만, 그것만으로 좋은 영화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좋은 영화는 캐릭터가 좋아야 한다. 시각효과와 이야기 간 균형이 맞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감독도 ‘아바타’의 명대사인 “I see you (당신을 봅니다)”를 인용해 공감을 표하며, “제가 VFX 회사를 만든 이유도 완벽한 그래픽을 통해 관객에게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서였다”고 화답했다.

캐머런 감독은 또 “‘아바타’와 같은 영화가 할 수 있는 건 이 세계의 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우리가 어떻게 다시 연결돼야 하는지 상기시켜주는 것”이라며 “나는 환경에 대한 영화라고 해서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그리고 싶지는 않다. 자연을 사랑할 수 있도록 자연에 찬사를 보내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아바타2’는 한국에서 오는 14일 전 세계 최초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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