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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계속 실업수당' 2월 이후 최대…열기 식는 고용시장에 증시 반등

중앙일보

입력

미국 뉴욕의 한 가게 입구에 구인 표지판이 붙어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뉴욕의 한 가게 입구에 구인 표지판이 붙어있다. AFP=연합뉴스

견고했던 미국 고용시장에 조금씩 금이 가고 있다. 미국 내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0개월 만에 최대치로 늘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둔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뉴욕 증시도 간만에 오름세를 보였다.

8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11월 27일~12월 3일)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67만 1000건으로, 전주 대비 6만 2000건 증가했다. 이는 올해 2월(162만 1000건)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계속 실업수당은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건수로, 미국의 고용시장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가운데 하나다. 같은 기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4000건 증가한 23만건을 기록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늘어났다는 것은 미국 내 실업자가 증가했다는 의미인데도 이날 뉴욕 증시는 오히려 반등했다. 다우지수는 0.55% 오른 3만 3781.48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0.75%)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1.13%)도 상승 마감했다. 특히 S&P500 지수는 6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Fed ‘인플레와의 전쟁’ 속 고용지표 주시

이는 고용시장이 둔화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 긴축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기대감이 피어올랐기 때문이다. Fed는 올해 한 해에만 기준금리를 3.75%포인트 인상하는 고강도 통화 긴축을 이어왔다. 오는 13~14일 열리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최소 0.5%포인트를 올리는 것이 확실시된 상황이고, 내년 2월 FOMC에서도 같은 인상 폭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 기류도 있다.

현재 Fed의 목표는 어느 정도 경기 침체를 감수해서라도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이다. 물가 상승률이 Fed 목표치(2%)로 내려갈 수 있다는 확실한 신호가 오기 전까지 Fed가 통화 긴축을 멈추지 않는다는 의미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30일 가진 연설에서 “임금 인상은 좋은 일이지만 지속가능성이라는 시각에서 생각한다면 물가는 2%대에서 머물러야 한다”며 현재 미국의 임금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꾸로 고용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했다는 건 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신호도 된다.

전문가들 “아직 고용시장 둔화로 보기 어렵다”

다만 실업수당은 연말이 될수록 계절적 변동성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번 지표만으로 고용시장이 둔화됐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연말에 회사가 일시적으로 문을 닫거나 고용을 늦추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의 이스파르 무니르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청구 건수 증가를 노동시장 완화의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회사가 (블랙프라이데이 등) 휴가 기간에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 일반적으로 근로자들이 휴일에 새 직장을 시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매달 발표되는 일자리 통계는 여전히 견고한 모습을 나타내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지난 2일 발표된 미국의 11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년 대비 26만3000개 증가하면서 시장 전망치(20만 개)를 크게 상회했다. 실업률도 3.7%를 기록하면서 전망치(4.5%)보다 낮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Fed가 예의주시하는 시간당 평균 임금도 1년 전보다 5.1% 오르면서 시장 전망치(4.6%)를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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