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와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한 가운데, 새 대표팀 사령탑으로는 해설가 안정환, 최용수·김학범 감독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박동희 스포츠춘추 기자는 지난 8일 YTN 라디오 '뉴스킹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축구협회가 새 사령탑으로 내국인 감독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기자는 먼저 축구협회와 벤투 감독이 '계약 기간'에 이견을 보이면서 재계약이 무산됐다고 언급했다. 벤투 감독은 2026년 월드컵까지 계약기간을 보장해주길 바랐지만, 축구협회는 2023년 아시안컵까지 우선 연장하고, 성적에 따라 3년을 더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벤투 감독이 무리한 연봉을 요구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축구협회 측은 벤투 감독이 월드컵에서 큰 성과를 낸 만큼 제시액을 무리해서라도 맞춰줄 수 있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축구협회는 새 사령탑으로 내국인 감독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하마평에는 안정환, 최용수·김학범 감독이 올랐다고 한다. 박 기자는 "세 분 다 아직 유력한 단계는 아닌데 축구협회의 대체적인 방향은 내국인 감독으로 결정됐다. 연봉도 10억 원 이하로 정해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16강 감독 가운데 외국인 감독은 우리나라밖에 없다. 다 내국인 감독이 맡고 있다. 언제까지 우리가 외국인 감독한테 배턴을 맡겨야 하느냐. 일본도 자국민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고 박 기자는 밝혔다.
또 축구협회가 내국인 감독을 선임하려는 배경에는 '애국심'도 있다며, 박 기자는 "애국심이 감독 선정에 얼마나 비중을 두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누가 봐도 웃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도 한국처럼 학연, 지연을 따져 선수를 선발하나. 내국인 감독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게 학연, 지연에 따라 선수를 선발·기용할 수 있다는 것 아니냐"며 "그 우려감을 불식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과 우리를 단순히 비교하는 건 난센스"라고 했다.
박 기자는 "축구협회가 차기 감독의 기준이 뭔지, 우리 축구계에 누가 필요한지, 또 누가 후보가 될 수 있는지 명확하게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