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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경상수지 1조원 흑자 ‘턱걸이’…“수출 줄고 수입 늘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경상수지가 간신히 흑자를 이어갔다. 상품수지가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서면서 경상 흑자 폭은 크게 줄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는 8억8000만 달러(약 1조15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규모는 전달 15억8000만 달러에서 반 토막이 났다. 지난해 10월(80억1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1년 사이 71억3000만 달러 감소했다.

지난 8일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경상수지는 2020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올 4월 들어 수입이 급증하고 외국인 배당이 겹치면서 반짝 적자를 냈다가 5월 이후 다시 흑자로 돌아섰지만, 4개월 만인 8월 30억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흔들렸다. 이어 9월과 10월 연속 흑자를 냈지만, 턱걸이 수준이다. 올해 누적 경상수지(9월 기준)는 249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흑자액은 504억3000만 달러 줄었다.

흑자 폭이 줄어든 데는 상품수지 영향이 크다. 10월 상품수지는 14억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5억8000만 달러 줄었다. 상품수지에는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판매를 한 중계무역도 반영돼 국내 국경을 넘는 수출입만 집계하는 무역수지와는 차이가 있다.

상품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건 수출 부진 때문이다. 10월 수출이 지난해보다 33억7000만 달러 감소했다.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수출이 줄었다. ‘제로 코로나’를 내세워 봉쇄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15.7%)과 일본(-13.1%) 등 수출이 줄었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 여파에 수출 효자인 반도체(-16.4%), 화학공업 제품(-13.4%) 등 수출도 부진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반면 수입은 늘었다. 10월 수입액은 540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억2000만 달러 늘었다. 원자재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증가하면서다. 이 중 가스‧석탄‧원유 수입액이 각각 79.8%, 40.2%, 24.2% 증가했다. 수송 장비(23.0%), 반도체(20.4%) 같은 자본재와 승용차(39.6%), 곡물(19.9%) 등 소비재 수입도 늘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향후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입 감소가 기대되는 반면 글로벌 경기 둔화, 국내 물류 차질 등 수출 불안 요인도 상당해 당분간 월별로 경상수지의 높은 변동성이 예상된다”며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에너지 절약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소득수지 개선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해외투자 수익의 원활한 국내 환류를 적극 지원하는 등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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