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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보단 ‘미드폼’…세계 시장 노리는 中 OTT의 반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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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 시장판도 변화, 중국은?

많은 사람들이 레거시 미디어가 위기에 처했다고 말한다. 유튜브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등장은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습관을 완전히 바꿔놨다. 미디어의 권력은 기존 TV로 대표되는 전통 미디어에서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콘텐츠를 보는 뉴미디어로 옮겨가고 있다.

[사진 티빙]

[사진 티빙]

국내에서는 OTT 플랫폼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1일 CJ ENM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티빙과 KT 시즌이 합병을 공식 발표했다. 합병이 완료되면 티빙은 웨이브를 제치고 토종 OTT 업체 중 점유율 1위 자리에 오르고, 전체 OTT 플랫폼에서는 1위인 넷플릭스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게 된다. 국내 OTT 시장판도가 크게 바뀔 전망이다.

그렇다면 중국 미디어 시장은 어떨까?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중국 영상 콘텐츠 시청의 주요 채널도 IPTV와 OTT로 옮겨가는 추세다. 유선 TV의 실질 이용자 수는 감소하고 있는데, OTT 시청자 수는 지속해서 증가하여 작년 한 해 10억 8300만 명을 기록했다.

중국에서 OTT 서비스는 상당히 이른 시기에 시작된 편이다. 2006년 유쿠(優酷)가 동영상 서비스를 개시했고, 2010년에는 아이치이(愛奇藝), 2011년에는 텐센트 비디오(騰訊視頻) 등의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이 설립되었다. 이후 10여 년 동안 OTT는 중국 미디어 시장에서 TV 방송을 대체하는 플랫폼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中 OTT, 중국 넘어 세계시장 노린다

중국 5대 OTT 플랫폼(아이치이, 텐센트 비디오, 유쿠, 망고 TV, 비리비리)의 시장 점유율이 88.3%에 달한다. [사진 소후]

중국 5대 OTT 플랫폼(아이치이, 텐센트 비디오, 유쿠, 망고 TV, 비리비리)의 시장 점유율이 88.3%에 달한다. [사진 소후]

현재 중국에서는 텐센트 산하의 텐센트 비디오, 바이두 산하의 아이치이, 알리바바 산하의 유쿠로 대표되는 3대 OTT 플랫폼이 굳건한 입지를 다진 상태다. 이외에 애니메이션, 게임 등 영상으로 MZ세대에게 사랑받는 비리비리(嗶哩嗶哩)와 중국 지역방송국 후난위성TV가 출시한 망고TV(芒果TV) 등 2군 OTT 플랫폼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2021년 중국 인터넷 오디오 및 비디오 발전 연구 보고(2021年中國網絡視聽發展研究報告)〉에 따르면, 중국 5대 플랫폼이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무려 88.3%에 달한다.

[사진 아이치이 글로벌]

[사진 아이치이 글로벌]

중국 OTT 플랫폼들은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포화 단계에 이르자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2019년 6월, 텐센트는 글로벌 앱 ‘WeTV’를 출시했고, 같은 시기 아이치이는 ‘아이치이 글로벌’을 출시했다. 이 과정에서 두 플랫폼은 한국 콘텐츠의 해외 방영권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아이치이는 배우 전지현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tvN '지리산'(2021)부터 JTBC '허쉬'(2020), tvN '간 떨어지는 동거'(2021) 등 50편 이상의 한국 드라마의 해외 방영권을 구매했다.

이는 중국 OTT 플랫폼들이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동남아 국가에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두 플랫폼 모두 태국 등 동남아 국가에서 드라마를 직접 제작하고 유통하는 현지화 전략을 선보이기도 했다.

中 OTT vs 숏폼 간 저작권 전쟁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수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 TV와 OTT 플랫폼 간의 경쟁이 화두에 올랐다면, 이제 중국 OTT 기업들은 중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틱톡(抖音,더우인)과 콰이서우(快手) 등 숏폼 콘텐츠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기존의 OTT 플랫폼과 떠오르는 숏폼 동영상 플랫폼 간의 경쟁이 심화되는 추세다.

OTT 플랫폼들은 숏폼 콘텐츠까지 영역을 넓히며 성장을 꾀하고 있다. 아이치이는 숏폼 동영상 앱 쑤어커(隨刻)를 출시했고, 텐센트 비디오는 숏폼 동영상 앱 웨이스(微視)를 출시했다. 그런가 하면 숏폼 플랫폼들은 동영상의 러닝타임을 늘리거나 영화, 드라마 등 분야에 뛰어들면서 숏폼 콘텐츠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

2020년 3월,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더우인(抖音)문화’를 설립하여 영화제작 및 배급과 공연 매니지먼트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콰이서우는 세로 화면으로 즐기는 숏폼 드라마 앱 '주이야잉스(追鴨影視)'를 선보였다.

한편, 숏폼 콘텐츠 플랫폼에서 기존 영화, 드라마, 예능 등 콘텐츠의 2차 창작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OTT 플랫폼과 숏폼 콘텐츠 플랫폼 간에 저작권 침해 문제로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작년 4월, 아이치이, 텐센트 비디오, 유쿠 등 주요 OTT를 포함한 영상 제작사 70여 곳이 공동 성명을 발표해 숏폼 플랫폼의 콘텐츠 판권 보호 의식 강화를 촉구했다.

[사진 바이지아하오]

[사진 바이지아하오]

그러나 올해 들어 두 진영은 협력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 6월 콰이서우와 OTT 플랫폼 Letv(樂視視頻, 러스스핀)이 독점 롱폼 콘텐츠의 숏폼 2차 창작 관련 협력을 체결했다. 7월에는 틱톡과 아이치이가 공동으로 OTT 콘텐츠의 2차 창작 및 홍보에 대한 협력을 체결했으며 2차 창작 형태에 대한 구체적 약정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영화, 드라마, 예능 등 OTT 콘텐트 의 2차 창작 숏폼 콘텐츠가 IP의 가치 확대 및 양측의 트래픽 유입으로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미드폼' 동영상의 등장

[사진 시과비디오]

[사진 시과비디오]

최근에는 OTT 콘텐츠로 대표되는 롱폼 콘텐츠와 틱톡 등으로 대표되는 숏폼 콘텐츠 사이의 중간 길이를 의미하는 ‘미드폼 동영상’ 개념이 새롭게 생겼다. 미드폼 영상은 주로 1분 이상 30분 이하의 영상을 가리킨다.

[사진 시과비디오]

[사진 시과비디오]

올해 6월, 바이트댄스 산하의 세 플랫폼 시과비디오(西瓜視頻), 틱톡,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 바이트댄스에서 출시한 뉴스 플랫폼)이 연합해 ‘미디엄 비디오 파트너 프로젝트(中視頻夥伴計劃)’를 발표했다. 해당 서비스는 이용자가 세 플랫폼에서 경계 없이 미드폼 영상을 편집 및 업로드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들은 영상 러닝타임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는 중이다. 기존의 롱폼과 떠오르는 숏폼, 새롭게 등장한 미드폼에 이르기까지, 중국 영상 플랫폼의 경쟁은 과열 양상을 보인다.

중국 OTT 시장의 판세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한한령으로 우리나라 콘텐츠의 중국 수출이 쉽지 않은 현재, 중국 OTT 플랫폼과의 공동작업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 관련 기업들은 글로벌 가치사슬 안에서 중국 OTT와의 전략적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 숏폼과 미드폼 등 중국 동영상 시장에서 다양한 도전이 끊이지 않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흐름을 파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차이나랩 박고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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