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분수대

경찰관기동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위문희 기자 중앙일보 기자
위문희 사회부 기자

위문희 사회부 기자

서울경찰청 산하에는 65개 경찰관기동대가 있다. 1개 부대는 3개 제대로 편제된다. 경찰관기동대장은 11개 경찰 계급에서 6번째인 경정급이 맡는다. 제대장은 바로 아래인 경감급이다.

순경으로 들어온 신임 경찰관은 1~2년간 기동대 의무복무를 해야 한다. 경위로 임관하는 경찰관도 근무 순위 명부에 따라 1년간 의무복무한다. 기동대가 기피 부서로 인식되면서 근무 희망자만으로는 기동대를 채울 수 없어서다. 서울의 경우 과거엔 인사 때마다 60~70명씩 차출됐지만 최근엔 200명을 넘어서고 있다. 경찰관기동대 운영규칙에 따르면 각 기동대는 총 96명이 정원이다. 서울은 현원이 80명 선이다.

기동대를 꺼리는 건 근무 자체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7일 서울에서 8개 부대가 충북 단양에 내려갔다.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시멘트 공장이 몰려있는 단양에서 총력 투쟁에 나서면서다. 경찰청이 하루 전 내린 결정이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전국 8도를 오가는 게 기동대다. 기동대 생활은 하루하루가 다르다.

기동대의 가장 주요한 임무는 (주말에 주로 열리는) 집회·시위 관리다. 경찰관기동대 운영규칙상 ‘지역 내 다중운집 행사 관련 혼잡 교통 및 안전 관리’를 지원근무하기도 한다. 지난 10월 여의도에서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와 이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월드컵 거리 응원전에도 기동대가 투입된 배경이다.

이태원 참사 이후 지역의 대학 축제부터 유명 가수 콘서트장까지 기동대 배치 요청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주최가 있는 행사의 안전관리는 수익자 부담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기동대는 한정된 공공 자원이다. 모든 다중 인파 운집 장소에 경찰이 개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년에 군 복무를 대체하는 의경 제도가 완전히 폐지되면 전체 기동대 숫자도 변동이 불가피하다. 의경 3명을 경찰관 1명으로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2001년 효고현 아카시시에서 벌어진 불꽃놀이 압사 사건(11명 사망, 247명 부상)을 계기로 경비업법을 개정해 각종 행사에서 민간 경비원과 경찰, 공무원이 함께 안전을 유지하고 있다. 경찰청도 앞으로 민간 경비원을 육성하는 경비업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한다. 기동대는 수퍼맨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