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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도 마음껏 즐기는 운동, 파크골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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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파크골프는 공원의 친숙함과 골프의 즐거움을 합친 레저 스포츠로, 일명 ‘미니골프’라 불린다. 간단한 장비만 갖추면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어 최근 인기도 높다. 17일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의 한 연습장에서도 중장년층 어르신들이 모여 파크골프에 한창이다. 우상조 기자

파크골프는 공원의 친숙함과 골프의 즐거움을 합친 레저 스포츠로, 일명 ‘미니골프’라 불린다. 간단한 장비만 갖추면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어 최근 인기도 높다. 17일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의 한 연습장에서도 중장년층 어르신들이 모여 파크골프에 한창이다. 우상조 기자

“이보다 더 노인들에게 안성맞춤인 스포츠는 없지.”

이른 아침 서울 영등포구의 한 파크골프장. 이종혁(72)씨가 가벼운 체조로 몸을 풀었다. 이곳은 밤엔 시민들의 산책로로 이용되지만, 아침이 되면 파크골프장으로 변신한다. 쌀쌀한 초겨울 날씨에도 40여명의 회원이 일찌감치 나와 준비했다. 녹지 앞 천막은 순식간에 골프장 클럽하우스로 변했다. 이종혁씨는 8년 전 파크골프를 처음 배웠다. 이후 꾸준히 즐긴 덕분에 영등포구 클럽의 대표 선수까지 됐다. 최근 경기도 양평군에서 열린 파크골프 전국대회에 출전해 3위를 차지했다. 요즘도 매주 4~5회 클럽에 나와 두 시간씩 클럽(파크골프채)을 휘두르며 땀을 흘린다. 운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체격은 40~50대처럼 단단해 보였다. 이종혁씨는 “원래는 골프를 쳤는데, 골프장은 집에서 거리가 먼 데다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매번 멤버를 구성하는 것도 불편했다”면서 “파크골프는 골프의 비효율적이고 불편한 부분을 해소했다. 게다가 동네에서 마음 맞는 클럽 회원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종혁씨의 훈련 파트너는 김연숙(66)씨다. 같은 클럽 여성 회원 최강자다. 8년 차 파크골퍼인 김연숙씨도 최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전국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실력파다. 김연숙씨는 파크골프 덕분에 건강을 되찾았다. 2018년 갑상선 암수술을 받은 김연숙씨는 남편의 권유로 파크골프에 입문했다. 김연숙씨는 “기분 전환을 할 겸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운동량이 많은 스포츠여서 몸 상태가 좋아졌다. 파크골프는 최고의 보약”이라면서 “홀에 공이 빨려들어갈 땐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것 같다. 부부가 함께 운동하는 시간이 많아진 덕분에 대화도 늘었다”고 말했다. 이종혁씨는 “보통 3시간에 걸쳐 36홀을 소화하는데, 종일 3만 보 이상을 걷게 돼 운동 효과가 크다”고 거들었다.

이종혁, 김연숙씨가 소속된 영등포구 클럽엔 약 900명의 회원이 활동한다. 이용료는 따로 내지 않는다. 18개 소모임 별로 요일을 정해 파크골프를 즐긴다. 외부인은 골프장처럼 따로 부킹을 해야 한다. 워낙 많은 사람이 몰려 예약이 쉽지 않다. 영등포구 클럽의 회장인 이영우(64)씨는 “골프와 달리 채 하나만 들고 오면 금방 배울 수 있다. 장비와 룰이 간단해서 할아버지와 손자 등 3세대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운동 후엔 회원들끼리 식사도 하고 담소도 나눠서 파크골프장을 ‘사랑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쉽고 단순하다 보니, 특히 노인들에게 큰 인기다. 영등포 파크골프 어르신 교실엔 연중 두 차례(상·하반기) 파크골프 교육생을 받아 기본 교육을 실시한다.

파크골프

파크골프

☞파크골프=공원(Park)에 골프(Golf)의 게임 요소를 합친 스포츠다. 일명 미니골프로 불린다. 클럽 1개, 공 1개, 장비용 허리 파우치 등 간단한 장비만 갖추면 즐길 수 있다. 클럽은 20만 원대에 살 수 있다. 규칙도 간단하다. 덕분에 노인은 물론 어린이까지 3세대가 즐길 수 있다. 파크골프장 크기는 일반 골프장의 54분의 1 크기다. 주로 도시공원이나 녹지공간에 조성된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2019년 3만7630명이었던 파크골퍼는 2022년 8월 9만2447명까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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