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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무장 쿠데타’ 모의한 극우 25명 체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경찰관들이 7일 독일 국가전복 혐의로 ‘하인리히 13세 왕자’라고 주장하는 극우 성향의 71세 남성을 체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경찰관들이 7일 독일 국가전복 혐의로 ‘하인리히 13세 왕자’라고 주장하는 극우 성향의 71세 남성을 체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독일에서 의회를 무장공격해 국가 전복을 계획한 극우 성향의 반정부 세력 관련자들이 무더기 검거됐다. 이들은 자칭 왕자라고 주장하는 인물을 지도자로 내세워 새 국가를 세우려고 해 독일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BBC 등에 따르면 독일 경찰은 7일(현지시간) 전체 16개 주(州) 중 11개 주 150여 곳에 3000여명을 투입하는 반테러 작전을 벌여 쿠데타 모의 관련자 25명을 체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 독일 의회를 공격하기 위한 쿠데타 계획에 착수했고, 사법·보건·외교 등을 다루는 부서까지 만들었다.

용의자들은 1871년부터 1918년 1차 대전 패전 전까지 존속했던 독일 제국을 모델로 한 국가를 세우려고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새 지도자로는 자신을 ‘하인리히 13세’라고 주장하는 71세 남성을 내세웠다. 또 다른 주동자는 군사령관을 맡아 새로운 독일군 창설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용의자 중 특수부대 소속 현역 군인과 예비역도 포함됐다.

이들은 러시아 당국자들과 접촉을 시도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지만, 독일 검찰은 러시아가 이들의 쿠데타 계획을 지원했다고 믿을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경찰은 이들이 ‘제국시민(Reichsbuerger)’ 운동과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운동은 민주 정부를 거부하고 새 국가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정보 당국은 2만1000여명이 이 운동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은 납세를 거부하거나 지역 당국에 편지를 무더기로 발송해 행정을 마비시키는 등의 행동을 하고 있다. 2016년에는 제국시민 조직원 1명이 경찰을 총격 살해했고, 2017년에는 난민·유대인 등에 대한 공격을 모의한 극우세력 2명이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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