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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선택 암시하고 사라진 이태원 유족…자유로서 찾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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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발족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발족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유족이다. 아이가 보고 싶어 살 수가 없다.”

 8일 오후 5시49분쯤 경찰에 이태원 참사 유족의 한이 서린 신고가 접수됐다. 고양시에 거주하는 유족 A씨는 극단적 선택을 암시한 뒤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했다가 긴급 출동한 경찰에 의해 도로 위에서 발견됐다.

 신고를 접수한 경기 고양경찰서는 위성항법장치(GPS) 값을 추적한 끝에 강변북로에서 가양대교 방면으로 유족 A씨가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긴급 출동했다. 경찰은 A씨를 자유로에서 찾아낸 뒤 설득해 귀가 조처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양시에 거주하는 이태원 참사 유족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신고 전화를 걸어와 위치를 찾았고 설득한 뒤 걱정스러운 마음에 자택까지 동행했다”고 말했다.

 참사 유족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사회는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며 정부에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관계자는 “가족을 먼저 잃은 슬픔을 누가 얼마나 헤아려줄 수 있겠는가”라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유족분들이 마음을 다 잡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유족들은 정부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이 미온적이라며 오는 10일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협의회(가칭)’ 창립총회를 열고 공동 대응을 모색하기로 했다. 유가족협의회는 176개 시민단체가 모인 시민대책회의와 함께 참사 49재인 16일엔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시민추모제도 열 계획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추모 공간. 연합뉴스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추모 공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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