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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없는 찐빵'…위믹스 상폐에 위메이드 주가 20.29% 폭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에 위믹스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오후3시 위믹스는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 DAXA)의 결정에 따라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서 거래지원이 종료됐다. [뉴스1]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에 위믹스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오후3시 위믹스는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 DAXA)의 결정에 따라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서 거래지원이 종료됐다. [뉴스1]

8일 위메이드 주가가 20% 넘게 급락했다. 전날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의 상장 폐지 결정의 여파다. 위믹스가 기축통화가 되는 ‘블록체인 게임 제국’을 건설하려던 위메이드의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투자자들이 실망 매물을 쏟아내며 주가는 자유낙하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위메이드는 전날보다 20.29% 하락한 3만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부터 '팔자' 주문이 쏟아지면서 전날보다 19.76% 하락 출발한 뒤 장 중 2만8600원(-24.14%)까지 밀렸다. 위메이드 시가총액은 1조2741억원에서 1조15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위메이드 자회사인 위메이드맥스(-20.5%)와 위메이드플레이(-4.29%)도 위믹스 상폐의 충격을 벗어나지 못했다. 위메이드 계열 3사는 이날 모두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823% 급등 후 올해 84% 급락 

위메이드 주가는 위믹스 생태계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감에 따라 그동안 롤러코스터를 탔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이른바 ‘돈 버는 게임(P2E·Play to Earn)’ 시장을 개척해온 선구자로 꼽힌다.

위메이드는 국내 게임사로선 처음으로 지난해 블록체인 기반 P2E 게임 ‘미르4’를 출시했다. 게임 내 흑철이라는 광물을 채굴해 게임속 코인인 드레이코와 바꾸고 이를 다시 위믹스로 교환하는 형태다. 이곳에서 교환한 위믹스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할 수 있다. P2E 모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에 지난 한 해 동안 이 회사의 주가는 823% 폭등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투자자들은 특히 ‘위믹스 플레이’로 불리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의 확장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위믹스 플레이에 온보딩(연동)하는 게임이 늘수록 게임속 토큰을 위믹스로 교환하는 이들이 늘어 위믹스의 사용처가 많아지는 구조다. 위메이드 측은 현재 온보딩 되는 게임 20여개를 내년 1분기까지 10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 소속 4개 암호화폐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가 위믹스에 대한 거래 지원 종료(상장 폐지)를 결정하면서 이런 구상에 먹구름이 끼었다.

닥사 측은 위믹스가 유통량을 위반했고,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으며,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에 오류가 있다는 점을 상폐의 근거로 들었다. 상장 폐지 통보를 받은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 위메이드의 주가는 29.89% 떨어지며 하한가로 직행했다.

닥사의 결정에 위믹스는 명확한 기준 없이 자의적인 결정을 내렸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지난 7일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기각 결정 이후 위믹스의 가치는 50% 넘게 폭락했다. 위메이드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83.7% 빠졌다.

“위믹스 플랫폼 확장 둔화 불가피”

위믹스 상폐가 위메이드의 실적에 당장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 위믹스 플랫폼 관련 매출이 위메이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위메이드 주가를 떠받들어 온 핵심 근간이 위믹스 생태계의 확장에 있었던 만큼 당분간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 연합뉴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위믹스 주가에는 위믹스 플랫폼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며 “위믹스의 상장 폐지로 온보딩을 고려했던 게임사들이 참여를 꺼리면서 내년 1분기까지 100개 게임을 온보딩 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미 출시한 게임 역시 위믹스의 가치로 인해 인기를 끌었던 측면도 있기 때문에 기존 위메이드 게임 매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하고 있는 점도 위메이드 주가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소다. 위메이드는 법원의 기각 결정에 대해 “앞으로 진행될 본안소송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통해 모든 것을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연구원은 “극대화된 변동성 구간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투자에 유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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