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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깬 신한금융 수장 교체…금융지주 수장 줄줄이 물갈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한금융지주의 수장이 바뀌었다. 조용병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낙점됐다. 조 회장의 ‘용퇴’ 영향이 크다는 평이다.

8일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서울 중구 본사에서 회의를 열고 진 행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지난해 30일 차기 회장 후보로 조 회장, 진 행장과 함께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등 3명을 꼽았다.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진옥동 신한은행장. 진 행장은 8일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낙점됐다. 신한은행.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진옥동 신한은행장. 진 행장은 8일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낙점됐다. 신한은행.

회추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후보 3명에 대한 개인 성과를 살피고 개인 면접을 진행한 후 회추위에 참여한 사외이사 전원의 만장일치(비밀투표)로 진 행장을 차기 회장을 뽑았다. 조 회장은 이날 ‘내가 꿈꾸는 신한의 미래’에 대한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한 후 사외이사들에게 양해를 구한 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 2017년부터 신한금융지주를 이끌어온 조 회장은 “신한의 미래를 위해서는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며 사퇴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사퇴에 따라 진 행장과 임 사장에 대한 투표만 진행됐다.

최종 회장 후보로 낙점된 진 행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회장직에 취임할 예정이다. 임기는 2026년 3월까지 3년이다. 회추위는 “진 행장이 도덕성‧경영능력을 갖췄고 미래 불확실성에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진 신한금융지주

사진 신한금융지주

진 행장은 8일 이날 오전 최종 회장 후보로 확정된 뒤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믿고 거래해주신 고객들에게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많은 상처를 드렸기 때문에,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시대가 요구하는 내부통제, 소비자 보호 등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진 행장은 ‘고졸 신화’를 이룬 인물이다. 서울 덕수상고를 졸업하기 전인 1981년 기업은행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1986년 신한은행 출범 당시 합류했고 재직 중에 한국방송통신대 경영학사, 중앙대 경영학 석사를 취득하며 30여 년간 신한은행에서 근무했다. 2008년 일본 오사카지점장, 2011년 SH캐피탈 사장, 2014년 SBJ은행 부사장, 2015년 SBJ은행 사장, 2017년 신한은행 부행장‧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역임했고 2019년부터 신한은행장을 맡았다.

진 행장은 신한은행장을 맡은 4년간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 KB국민은행을 제치고 3년 만에 업계 1위인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은 점이 실적으로 꼽힌다.

8일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낙점된 진옥동 신한은행장. 신한은행

8일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낙점된 진옥동 신한은행장. 신한은행

한편 당초 예상을 깬 인사에 은행권이 술렁이고 있다. 신한금융을 시작으로 주요 금융지주의 수장이 줄줄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초 업계에선 조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연간 순이익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데다 KB금융지주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여기에 손톱 밑 바늘이었던 ‘부정 채용’ 의혹도 지난 6월 대법원서 무죄를 선고하면서 사그라졌다.

조 회장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나머지 금융지주 수장 인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의 임기는 올해 말 끝난다. IBK기업은행의 수장인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내년 1월 초,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내년 3월 말 임기가 만료된다.

손 농협금융 회장은 연임설에 무게가 실렸지만, 조 회장이 물러나면서 거취가 불투명해졌다는 반응이다. 손 우리금융 회장도 우리금융지주 재출범을 이끈 공신이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성과를 등에 업고 당초 연임설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인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대한 책임 여부를 두고 금융당국과 소송을 벌이고 있어 연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심 모두 손 회장이 승소했고 이달 15일 대법원이 DLF 중징계 취소소송의 결론을 내린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후보로 정은보 전 금감독원장이 유력한 후보로 부상했다. 하지만 기업은행 노조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달 "권력자의 측근이나 현장 경험 하나 없는 모피아(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 출신을 금융권 낙하산으로 보내려 한다면 저지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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