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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철·김선두 2인전 ‘통으로 만나는 세상’… 24일까지 갤러리 월하미술

중앙일보

입력

권순철(78), 김선두(64) 작가의 2인전 ‘통(通)으로 만나는 세상’이 서울 종로구 소격동 갤러리 월하미술에서 열리고 있다.

갤러리 월하미술은 서울 북촌에 있다. 도심과 한옥, 현재와 과거를 연결하고 소통하는 골목 안쪽에 오도카니 자리잡은 아담하고 단정한 갤러리다. 신영채 월하미술 대표는 “두 작가 모두 한국 사람들의 애환과 역사의 흔적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그림에 담았다”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권순철 김선두 2인전 '통으로 만나는 세상'.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갤러리 월하미술에서 열린다. 사진 갤러리 월하미술

권순철 김선두 2인전 '통으로 만나는 세상'.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갤러리 월하미술에서 열린다. 사진 갤러리 월하미술

1층과 2층 전시실에는 두 작가의 작품이 대화를 나누듯 뒤섞여 전시돼 있다.

이번 전시는 서양화와 동양화의 소통이기도 하다. 서울과 파리를 오가며 50년째 활동하고 있는 권순철은 한국적 정서가 짙은 서양화가다. 신 대표는 “사람의 얼굴과 산을 통해 시대와 역사를 그리는 화가이다. 특히 그의 거친 붓칠로 유화 물감을 두껍게 덧칠하여 그린 얼굴들에서는 고난과 그로 인해 겪은 고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권순철의 엄선된 작품 8점을 만날 수 있다. 모두 얼굴을 소재로 삼았다. ‘새댁’, ‘꿈 많았던 새댁’, ‘밭둑에서’, ‘체념’, ‘경악’ 등의 작품에는 고통 속에서도 절대 꺾이지 않았던 엄마의 얼굴, 엄마의 엄마의 얼굴이 담겨 있다.

전봉준을 그린 ‘동학농민’도 눈길을 끈다. 성성한 기백이 캔버스를 뚫고 나올 것 같다. 얼핏 무서워 보이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애달파 보이기도 한 그림이다.

권순철, '새댁', Oil on Canvas, 72X91cm. 사진 갤러리 월하미술

권순철, '새댁', Oil on Canvas, 72X91cm. 사진 갤러리 월하미술

권순철, '동학농민', Oil on Canvas, 72X91cm. 사진 갤러리 월하미술

권순철, '동학농민', Oil on Canvas, 72X91cm. 사진 갤러리 월하미술

권순철은 오랜 시간에 걸쳐 두텁게 마티에르를 쌓아 올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역작 ‘어떤 얼굴을 찾아서’는 1998년에 작품을 시작해 지난해 완성했다. 작품에는 24년의 세월이 응축돼 있다.

권순철, '어떤 얼굴을 찾아서', Oil on Canvas, 128X160cm. 사진 갤러리 월하미술

권순철, '어떤 얼굴을 찾아서', Oil on Canvas, 128X160cm. 사진 갤러리 월하미술

김선두는 한국화의 대중화를 선도하는 작가다. 해바라기, 옥수수, 맨드라미, 곤줄박이 등 우리 주변의 동식물을 장지에 먹과 분채로 그려냈다. 배경에는 낮별이 알알이 박혀있다. 낮에는 보이지 않지만, 김선두의 그림 속에서는 언제나 밝게 빛난다. 이번 전시에서는 12점을 볼 수 있다.

김선두, '낮별-옥수수', 장지에 먹 분채, 190X76cm. 사진 갤러리 월하미술

김선두, '낮별-옥수수', 장지에 먹 분채, 190X76cm. 사진 갤러리 월하미술

신 대표는 “작가의 고향 장흥의 자연과 정서가 화폭에 담겼다. 어둠이 우리 앞을 가로막는 막막한 현실이라면 작가의 별은 그 벽에 난 작은 숨구멍이자 작은 창(窓)이다. 느림의 아름다움으로 그의 그림이 우리에게 말을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전시는 24일까지다.

전시회 포스터. 배경 작품은 김선두 작가의 '낮별-곤줄박이', 장지에 먹 분채, 91X142cm. 사진 갤러리 월하미술

전시회 포스터. 배경 작품은 김선두 작가의 '낮별-곤줄박이', 장지에 먹 분채, 91X142cm. 사진 갤러리 월하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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