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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본토 피격에 핵 언급한 푸틴…美 “전적으로 무책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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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의 철수에 이어 연이은 본토 피격까지 받으며 어려움을 겪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핵무기에 대한 언급을 내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자국 인권이사회 연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자국 인권이사회 연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이날 푸틴 대통령은 수도 모스크바에서 화상으로 열린 러시아 인권이사회 연례회의에 참석해 “핵전쟁의 위협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 위협이 증가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이를 숨기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가 가장 앞선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린 필요하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와 동맹을 방어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날 푸틴 대통령은 핵전쟁 위기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며 러시아는 선제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미국처럼 다른 나라에 전술핵을 배치하지 않았다”며 “우린 핵무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으며, 미치지 않았다. 그런 무기(핵무기)를 억지 수단으로 간주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런 핵 언급은 지난 5일과 6일 러시아 본토 내 군 비행장 3곳이 드론 타격을 받은 후 나온 것이다. 모스크바에서 200㎞도 떨어져 있지 않은 기지까지 공격 대상에 오르며 6일 푸틴 대통령은 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 3번의 공격 모두 우크라이나군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3차례의 드론 피격으로 러시아가 더 강한 군사적 대처를 시사한 이후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독려하지 않는다며 위기관리에 나섰던 미국 국무부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절제되지 않은 것(loose talk)이며, 극도로 무책임하다”며 비판했다.

이날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푸틴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진 않으면서도 “핵 위협이든 전술핵 무기 사용 가능성 시사든, 핵무기 사용과 관련한 모든 수사는 무책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위험할 뿐 아니라 냉전 이후 핵 비확산 체제의 근본정신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AFP=연합뉴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AFP=연합뉴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별 군사 작전’의 기간에 대해서 말하자면, 긴 과정이 될 수 있다”면서 “우린 새로운 영토를 얻는 중대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이어 그는 과거 표트르 대제도 아조우해에 접근하기 위해 싸웠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에도 “표트르 대제는 영토를 되돌리고, 강화했다. 이 운명이 우리에게 떨어졌다”고 말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일각에서 제기되는 추가 동원령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로선 추가 동원령은 의미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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