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안전운임제 3년 연장 당정안 수용"…화물연대, 이르면 9일 복귀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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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물연대 집단 운송 거부 후 처음으로 제주지역에 시멘트가 반입된 8일 오전 제주시 애월항에서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이 시멘트를 싣고 이동하는 동안 화물연대 노조원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뉴스1

화물연대 집단 운송 거부 후 처음으로 제주지역에 시멘트가 반입된 8일 오전 제주시 애월항에서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이 시멘트를 싣고 이동하는 동안 화물연대 노조원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8일 정부·여당이 제안한 안전운임제 일몰 시한 3년 연장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화물연대는 8일 집단운송거부를 계속할지 논의한다. 운송거부가 곧 중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정 회의 결과로 제시한 '3년 연장' 안을 수용해 관련 법을 개정하겠다"며 "윤석열 정부의 노동탄압으로 인한 파업의 지속과 경제적 피해 확산을 막고, 안전운임제의 지속을 위한 최소한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올해 12월 31일이 지나면 안전운임제가 종료된다. 2018년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어렵게 첫발을 내디딘 안전운임제도가 사라질 위기”라며 “국민의힘은 지금까지 정부여당이 주장한 안을 우리가 전적으로 수용한 이상 합의처리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안전운임제 품목 확대 논의를 위한 여야 간 합의 기구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이날로 보름째 파업 중인 화물연대는 기존 안전운임제가 적용되는 컨테이너와 시멘트 외에도 적용 품목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에 앞서 화물연대의 업무복귀를 요구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화물연대의 조건 없는 조속한 업무 복귀 전에는 그 어떤 논의도, 타협도 불가하다. 안전운임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증폭된 만큼 안전운임제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도 필요하다"며 "조건 없는 조속한 업무 복귀 전 대화와 타협을 얘기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사진 노동계]

[사진 노동계]

대통령실도 여당이 안전운임제 일몰 시한 3년 연장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데 대해 "(화물연대의)복귀를 위한 어떤 전제조건도 있을 수 없다"며 '선(先)복귀 후(後)대화' 원칙을 고수했다. 이와 관련 여권 관계자는 "올해 말에 일몰제를 맞는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화물연대가 집단운송거부을 하지 않도록 정부가 내놓은 제안"이라며 "그런데 그 제안을 걷어차고 집단운송거부에 돌입했고, 오늘로 15일째"라고 지적했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한발 물러선 야당에 여당이 계속 강공 드라이브른 거는 모양새다. 하지만 수면 아래선 여야 원내대표가 만나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의견이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토교통위는 9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이 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당초 민주당은 안전운임제 일몰제를 폐지하고 영구화하는 방안을 밀어붙였지만, 입장을 바꿔 합의에 나섰다. 화물연대의 운송거부가 장기화하면서 품절 주유소가 나오는 등 국민 피해 발생하자 야당이 정부안 수용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화물연대 소속 기사의 어려움이 누적되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ㆍ여당은 올해 말까지인 안전운임제 일몰 기간을 3년에 한해 한시적으로 연장이 가능하다는 뜻을 밝혀왔다. 화물연대가 지난달 24일 집단 운송거부에 들어간 것도 이에 반대하고, 안전운임제의 일몰 요건을 폐지해 영구적 제도화로 보장하라고 압박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안전운임제를 적용하는 품목 확대를 추가로 요구해왔다. 정부는 화물연대의 요구에 반대하며 기존 방침대로 3년 연장하고, 연장한 기간 동안 그 효과를 외부 전문기관 등을 통해 면밀히 분석하자는 입장이었다.

야당이 정부여당안 대로 관련 법안 개정에 나서기로 하자 화물연대는 집단운송거부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7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집단운송거부 중단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일단 국토교통위의 논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화물연대는 이르먄 9일 운송거부를 해제하고 일터로 복귀할 것이라는 게 노동계의 전망이다.

결국 이번 수용안은 민주당과 화물연대가 함께 ‘퇴로’를 마련하는 수순이라는 평가다. 정부의 법과 원칙이라는 명분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인데다, 집단운송거부가 장기화하면서 화물기사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하고, 이에 따른 복귀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어서다.

정부ㆍ여당안 대로 관련 법이 개정되고, 운송거부를 해제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초유의 업무개시명령 등 정부의 법과 원칙에 기반을 둔 일관된 대응책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철강ㆍ석유화학 분야까지 확대하면서 “타협은 없다. 대화보다 운송거부 해제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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