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황희찬(26·울버햄프턴)이 2022 카타르월드컵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손목 키스'의 주인공인 조부모를 찾아가 기쁨을 나눴다.
지난 7일 오후 귀국해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표팀 환영 행사를 치른 황희찬은 같은 날 오후 8시쯤 인스타그램에 사진 한장을 게시했다.
사진 속 황희찬은 조부모와 다정하게 앉아 환하게 웃고 있다. 할머니 품에는 황희찬이 지난 3일 열린 포르투갈과의 H조 3차전에서 '극장 골'을 터뜨리고 받은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POTM) 트로피가 안겨있다.
포르투갈전 후반 20분 교체 투입된 황희찬은 추가시간에 손흥민의 도움을 받아 역전 결승 골을 만들었다. 이 골로 한국은 조 2위에 오르며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황희찬은 골을 넣은 직후 상의 탈의 세레머니를 선보였다. 이후 자신의 왼쪽 손목에 입맞춤하는 추가 세레머니도 나왔다. 황희찬의 왼쪽 손목에는 사진 속 조부모의 성함이 한자로 새겨져 있었다.
황희찬은 유년시절 부모님의 맞벌이로 조부모 손에서 자랐다. 황희찬은 지난 2018년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는 저한테 있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제 인생의 전부고 모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조부모에 대한 깊은 사랑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자필로 써주신 글을 그대로 옮긴 문신"이라며 "해외 생활하는 동안 할아버지, 할머니가 많이 보고 싶은데 골을 넣으면 할아버지, 할머니 생각이 더 많이 난다. 저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감사한 분들이라 항상 마음속에 품고 같이 뛴다는 마음으로 문신을 새겼다"고 말했다.
한편 황희찬은 이날 귀국 인터뷰에서 "이제 막 월드컵이 끝났는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결과를 즐기고 싶다"며 "국가대표팀에서뿐만 아니라 소속팀에서도 발전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못 나간 경기에서 선수들이 열심히 뛰는 것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고 힘을 보태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컸다"며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지 많이 고민했고, 2차전 때는 매우 잘했는데 결과가 따라오지 않으니 힘들었다. 하루 내내 울었다"고 말했다.
이어 "3차전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팀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 몸이 어떻게 되더라도 뛰고 싶더라"며 "다 나아서 (감독님이) 출전을 선택하실 수 있게 준비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나가게 돼서 다행이었다. 골로 16강에 갈 수 있어서 기뻤고, 한국 국민이라는 게 자랑스러웠다"고 강조했다.
황희찬은 "유니폼을 교환하면서 월드컵 데뷔골을 넣은 유니폼이 없어졌지만, 동료들과 함께 월드컵 무대에서 뛸 수 있어서 기쁘고 이겨서 자랑스럽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