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유니콘](3) 블랙핑크도 입었다…화제의 패션 브랜드, 알고 보니 중국 회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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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개요

창립자

왕천(王琛)

설립연도

2020.9

CEO

왕천(王琛)

업종

의류업

주요업무

패스트패션 의류 생산 및 유통

매출규모

N

상장여부

N

글로벌 유니콘 순위

1000위 (2022년 기준)

홈페이지

www.shopcider.com

본사 주소

베이징(北京)시 차오양(朝陽)구 장타이시루(將台西路) 2호원(號院) 2층 B-220

유행에 뒤처지기 싫은 MZ세대를 위한 쇼핑몰이 있다. 요즘 유행하는 옷이란 옷은 다 모았다. 양말부터 목걸이, 머리띠까지 유행하는 액세서리도 모두 꾸려놨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1~3만원 대로 저렴한 편에 속해 MZ세대의 지갑을 열기에 충분하다. 패스트패션 브랜드 ‘샵사이다(ShopCider)’의 이야기다.

과감한 V넥에 짧은 치마, 빈티지 패턴의 재킷을 만드는 샵사이다는 ‘복고풍’ 히피 스타일을 앞세워 MZ 세대 여성복 시장을 노리고 있다. 대담하고 트렌디한 이들의 패션 스타일은 현재 Z세대 여성들의 욕구와 꼭 들어맞는다. 또 50달러 미만의 낮은 가격은 젊은 세대에게 높은 가성비로 통한다.

샵사이다가 유명한 이유엔 저렴하고 트렌디한 옷도 한몫했지만, ‘연예인’을 활용한 마케팅이 잘 통했다. 블랭핑크 지수부터 장원영까지 이름만 대면 알만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K-pop 여자 아이돌도 샵사이다 옷을 착용했다. 샵사이다는 ‘연예인 패션 따라잡기’ 트렌드를 만들어내며 그 돌풍을 이끌고 있다.

[사진 샵사이다 공식 홈페이지]

[사진 샵사이다 공식 홈페이지]

입소문은 돌고 돌아샵사이다를 대박의 반열에 올렸다. 얼마나 히트를 쳤는지 그 지표를 잠시 보자. 2020년 9월 열 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2022년 5월, 14개국에 50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있다. 창업 약 20개월도 되지 않아 NFT 패션 컬렉션도 만들어 내더니 네 개의 대륙에 물류 창고를 각각 하나씩 두고 있다.

제법 해외 브랜드 같죠? 알고 보면 중국 브랜드!

옷 스타일뿐만 아니라 샵사이다의 공식홈페이지, 피팅 모델들까지 언뜻 보면 미국 혹은 유럽의 패션 브랜드 같아 보인다. 그러나 샵사이다는 중국 브랜드다.

2020년 9월에 설립된 샵사이다는 해외 시장에 주력하는 중국 패션 브랜드다. 그러나 중국색을 완전히 빼냈다. 직접 검색해보지 않으면 중국 기업인 걸 알 수 없을 정도로 서양풍이 가득하다. 더군다나 전 세계 100개국 이상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 중이다. 자국보다는 해외에서 더 유명할 정도다. 샵샤이다는 왜 15억 중국이 아닌 해외를 선택했을까.

[사진 샵사이다 공식 홈페이지]

[사진 샵사이다 공식 홈페이지]

현재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과포화 상태로 점점 대기업의 독과점에 의해 압축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여성복을 다루는 패션 업계는 더욱 그렇다. 해외 시장을 확장하고 다양한 대외 무역 기회를 선점하는 것은 다수의 기업이 점진적 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 방법을 가장 잘 도입한 예가 중국 패스트패션 업체인 쉬인(Shein·希音)이다. 쉬인은 현재 해외 진출에 성공한 중국 기업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으로, 시장 가치가 한때 3000억 위안에 달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 분야에서 또 빠질 수 없는 기업은 앤커(Anker)다. 앤커는 스마트 기기 액세서리 전문 브랜드로, 설립 초기부터 미국 소비자 가전 시장에 진출해 미국 시장에서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현재 헤드폰, 스피커 및 홈 보안과 같은 제품군을 확장하여 5년 연속 50% 이상의 복합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샵사이다는 현재 이 분야의 후발주자로 통한다. 그러나 성공에는 순서가 없다. 샵사이다는 이들을 금세 추격했다. 이들의 빠른 성장은 대형 투자자들의 이목도 함께 집중시켰다.

해외를 주 무대로 삼은 샵사이다는 설립 1년 만에 주요 벤처 기업들로부터 네 차례 투자를 받았다. 2021년 9월, 샵사이다는 러시아 투자 기관 DST Global이 주도하고 미국 벤처 캐피털 A16Z 및 IDG 캐피털과 같은 주주들이 리드한 1억 3천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라운드를 완료했다.

설립 1년째가 되던 지난해 말, 샵사이다의 주 무대는 전 세계 100여 개 국이 되었고 시장 평가액은 약 10억 달러에 달했다. 후룬연구원이 발표한 ‘2021년 글로벌 유니콘’ 순위에서 중국 유니콘 301개 중 시가 총액 기준으로 샵사이다는 229위를 기록했다. 샵사이다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유니콘 기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사진 샵사이다 공식 홈페이지]

[사진 샵사이다 공식 홈페이지]

“일주일마다 신상 출시”… 샵사이다의 ‘묘수’

샵사이다의 신상품은 일주일에 한 번씩 출시된다. 이는 샵사이다의 자체 디지털 시스템이 작용했는데, 알고리즘과 데이터 능력으로 사용자 피드백을 취합해 상품 개발까지 연결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판매량 예측도 가능하다. 또 유연한 공급망을 사용해 흩어져 있는 여러 개의 공장을 네트워크로 연결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생산 능력은 제품 생산부터 판매, 상품 출고 및 배송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이러한 샵사이다의 디지털 혁신은 누구보다 빠른 신제품 출시를 가능케 했다.

샵사이다의 전략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샵사이다는 DTC(Direct To Consumer, 소비자 직접판매) 패션 브랜드다. 글로벌 패션 업계는 지금 ‘DTC (Direct-to-Consumer)’ 전환에 한창이다. DTC는 제조업체가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자사몰과직영몰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디자인 초기부터 인터넷 검색을 통해 시장 트렌드나 사용자의 선호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유연한 공급망을 통해 생산 시간을 최대로 단축한다. 또 자체 유통망으로 생산된 제품은 사용자에게 직접 빠르게 배송된다.

공급자 입장에서의 DTC 모델은 장점이 크다. 중간 마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또 자사몰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을 하기 때문에 피드백에 따라 생산량을 빠르게 조달할 수 있고 브랜드 이미지 구축 및 마케팅에도 유리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DTC 제품은 저렴한 비용과 빠른 배송, 쉬운 반품 등의 장점이 있다. 생산자들은 이러한 장점과 더불어 브랜드 경험 증진을 위해 브랜드 컨셉스토어를 제공하고, DTC 브랜드들과 협업하여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전략도 전개하고 있다.

[사진 샵사이다 공식 홈페이지]

[사진 샵사이다 공식 홈페이지]

400만 명이 주목… SNS 적극 활용해 몸집 불린다

DTC 모델은 주로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를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한다. 소비자가 DTC 브랜드를 인지하는 마케팅 채널로는 소셜 미디어 또는 인플루언서, 온라인 광고, 온라인 리뷰 등이다. 유행에 민감한 세대인 밀레니얼과 Z세대들에게 소셜 미디어 채널은 DTC스토어로 유입하는 창구이자 상품 판매 채널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샵사이다의 마케팅 본거지 역시 SNS다. 해외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등 주류 소셜미디어에는 샵사이다가 포진해 있다. 그중 인스타그램은 샵사이다의 영향력이 가장 큰 플랫폼이다. 현재 약 404.4만 명의 팔로워(2022년 12월 기준)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로 인플루언서 또는 브랜드 모델의 사진과 영상을 게시한다.

또 샵사이다는 자체적으로 프라이빗 커뮤니티 ‘cidergang’을 구축했다. 폐쇄적 특성을 가진 이 사이트는 샵사이다의 옷을 입고 찍은 사진을 올리거나, 패션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다. 해당 사이트를 이용하는 유저들은 서로 친밀감과 신뢰도를 키워나가며 몰입을 하게 된다. 이는 자연스레 샵사이다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며, 충성고객 확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샵사이다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샵사이다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누가 레드오션이라 했던가. 샵사이다는 과감히 본토 시장을 끊어내고 성장 가능성이 큰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숏폼과 라이브 방송으로 문턱이 낮아지는 글로벌 마케팅 채널을 십분 활용해 단기간에 브랜드를 글로벌화하는데 성공했다. 남다른 ‘DTC(direct to consumer)’모델 도입은 샵사이다의 발전 가능성을 더욱 키워주는 자양분이다.

여성복 판매하는데 CEO는 남성? 가능했던 이유

샵사이다 창업자 왕천(王琛) [사진 바이두]

샵사이다 창업자 왕천(王琛) [사진 바이두]

샵사이다 창업자 왕천(王琛)은 중국 의류 공유(렌털) 업체 이얼싼(衣二三)에서 5년간 COO(최고운영책임자)를 지냈다. 그는 다년간 패션 바이어로 일하면서 다양한 노하우를 체득했다. 알고리즘 기반 제품 선택 전략, 업스트림 브랜드 및 공급업체 설정 역량, 창고 보관 및 유통과 같은 백 엔드 서비스에 대한 요령을 터득했고, 이를 토대로 샵사이다를 설립했다.

그는 두 명의 친구와 함께 샵사이다를 만들었는데, 왕천을 제외한 다른 두 공동 창업자 역시 의류 업계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 사람이 모여 샵사이다를 출범하기로 결정한 과정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의류 업계라는 공통된 배경과 기질은 브랜드를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는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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