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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을 3D프린터로 찍어낸다고? 스타트업 국내 첫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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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국내 처음으로 배양 생선 기술을 개발한 바오밥 헬스케어 연구원이 3D 프린터로 배양 생선을 제조하고 있다. [사진 바오밥헬스케어]

국내 처음으로 배양 생선 기술을 개발한 바오밥 헬스케어 연구원이 3D 프린터로 배양 생선을 제조하고 있다. [사진 바오밥헬스케어]

“2년 가까이 걸려 배양 생선 기술을 개발했지만, 음식을 상품화해본 경험이 없어 시장 진출이 막막했습니다. 대체육 시장이 얼마나 커질지, 시장에선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몰라서였습니다.”

경기도 안산에 있는 바오밥헬스케어의 정경호 부대표는 7일 스타트업의 어려움을 이같이 토로했다. 이 회사는 어류 세포를 배양한 뒤 식용 바이오 잉크를 활용해 3차원(3D) 프린터로 생선을 찍어내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생선의 근육조직을 비롯해 뼈와 살이 갈라지는 생선 고유의 패턴을 잘 살린 게 특징이다.

상품화를 지원한 건 롯데그룹이었다. 롯데벤처스를 통해 롯데중앙연구소와 연결되면서다. 정 부대표는 “당초 기업간 거래(B2B) 방식으로 시장에 진출하려 했는데 식품 개발·유통 노하우를 가진 롯데의 도움을 받게 됐다”며 “원육을 분쇄육과 필렛 중 어떤 형태로 만드는 게 좋을지, 식품회사의 마켓핏(시장이 원하는 상품)은 무엇인지 멘토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호 롯데벤처스 책임심사역은 “바오밥헬스케어가 실제 생선과 같은 맛·식감을 가진 배양 생선을 식탁에 올릴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며 “영화 ‘설국열차’에서 바퀴벌레로 양갱(단백질바)을 만들듯, 미래형 차세대 먹거리의 기초를 만들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배양생선 기술을 활용한 생선필렛 샘플. [사진 바오밥헬스케어]

배양생선 기술을 활용한 생선필렛 샘플. [사진 바오밥헬스케어]

경제위기 속 성장동력 찾기에 분주한 산업계가 이 같은 오픈이노베이션에 주목하고 있다.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졌지만 경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을 ‘연륜과 기술’을 가진 대기업이 협력하는 모델이다.

중기부가 2020년 시작한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은 대기업이 제시한 혁신성장 과제에 스타트업이 응모해 함께 해법을 찾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업에 선정되면 정부가 사업화 자금 최대 1억원, 기술 특례보증과 연계한 연구개발(R&D) 자금 최대 3억원을 지원한다.

지난해까지 138개 스타트업이 선정돼 53개 대·중견기업과 손을 잡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스타트업 65곳은 문제 해결을 넘어 후속 사업을 진행 중이다. 스타트업들은 총 66억3000만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328명을 신규 고용하는 성과도 냈다.

심혈관질환 정량화 시스템을 개발한 스타트업 메디픽셀은 지난해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에 선정돼 필립스코리아와 함께 감염병 환자 모니터링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필립스는 지난해 9월 35억원을 메디픽셀에 투자했고, 현재는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올해도 60개 스타트업이 선정돼 21개 대·중견·공공기업과 함께 23개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중기부는 7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22년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사업 성과공유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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