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애플도 아메리카 퍼스트…"TSMC 美공장서 나온 반도체 쓸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6일 애리조나 피닉스의 대만 TSMC 공장에서 연설한 후 팀 쿡(왼쪽) 애플 CEO와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6일 애리조나 피닉스의 대만 TSMC 공장에서 연설한 후 팀 쿡(왼쪽) 애플 CEO와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공장 장비 반입식에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미국의 정·재계 거물들이 대거 참석해 '메이드 인 아메리카' 반도체 생산을 자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미래가 지금보다 나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고, 쿡 CEO는 TSMC의 반도체를 아이폰 등에 쓰겠다고 했다.

쿡 CEO는 애플이 거의 10년 만에 미국산 칩을 쓰게 될 것이며 이는 아시아에 대한 제조 의존도를 낮추는 핵심 단계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 등이 이날 전했다. 그는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이곳에서 생산된 반도체에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가 찍히게 됐다"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순간"이라고 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이 애플은 칩 제조를 위해 TSMC와 협력하고 있다"며 "TSMC가 미국에서 새롭고 더 깊은 뿌리를 내리는 만큼 앞으로 협력 관계가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TSMC의 애리조나 공장은 2024년부터 애플의 아이폰용 A시리즈, 맥북용 M시리즈 칩과 함께 엔비디아의 그래픽 프로세서에 사용되는 4㎚(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와 3㎚ 칩을 제조하게 된다. 앞서 지난해 TSMC는 120억 달러(약 15조원)를 들여 애리조나에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고, 이번에 두 번째 공장을 짓기로 했다. 총 투자 규모는 400억 달러(약 52조원)로 늘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피닉스, 메이드 인 아메리카의 미래"라고 적힌 현수막을 배경으로 한 연설에서 "미국 제조업이 돌아왔다"며 제조업 부흥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번 발표는 지난 8월 그가 서명한 '반도체 칩과 과학법(반도체법)'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의미가 있는 행사이기도 하다. 반도체법은 이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기술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마련한 법안으로 바이든 정부가 내건 핵심 정책 중 하나다. 세계 반도체 제조를 양분하는 대만·한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TSMC는 애리조나 역사에서 가장 큰 규모인 400억 달러를 투자해 1만 개의 첨단기술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며 "미국의 미래가 지금보다 더 낙관적인 적은 없었다. 우리는 더 나은 미국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바이든 대통령은 미시간주 베이시티에 있는 SK실트론CSS 공장을 방문해 반도체 공급망 구축 등 제조업 부활 방안을 밝혔다. SK공장은 반도체의 핵심 소재인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를 생산한다.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애리조나 공장이 완전히 가동될 경우 연간 60만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미국 내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수량이다. 반도체법을 총괄하는 로니 채터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산업정책 담당은 "반도체는 전자제품의 기초이자 양자컴퓨팅, AI의 미래"라며 "두 공장이 완성되면 다른 국가에 반도체를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반면 대만 입장에선 국가 경제를 책임지는 TSMC의 해외 투자가 늘면서 '탈대만'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앞서 지난 2월 TSMC는 일본 구마모토현 공장 건설에 당초 계획보다 많은 총 70억 달러(약 1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왕 메이화 대만 경제부 장관은 이날 국회 연설에서 대만은 최첨단 반도체 제조업 국가로서 입지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그는 "TSMC의 연구개발센터는 대만에 있고 전체 공급망도 이곳에 있다"며 "대만은 완벽한 공급망과 시스템을 갖췄고 정부의 지원도 탄탄하다. TSMC의 가장 중요한 생산 기지"라고 말했다. 또 3㎚ 칩은 이미 대만에서 생산 중이며, 2㎚·1㎚ 칩의 개발·생산이 대만에서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