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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수출 부진에 성장세 약화...향후 경기 둔화 가능성 높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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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지난 2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경제 상황을 두고 "수출 부진으로 성장세가 약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금리 인상 등의 여파까지 겹치면서 앞으로 국내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7일 KDI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12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내 경기 지표 등을 두곤 투자 부진이 일부 완화된 가운데 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 생산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모두 증가 폭이 확대되면서 부진이 완화됐다고 봤다. 서비스업은 숙박·음식점업 중심으로 생산과 고용의 증가세가 커지면서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 경제엔 대내외적 악재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KDI는 "향후 경기 둔화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국내 수출 부진이 가시화된 가운데 금리 인상까지 이어지면서 가계·기업의 심리지수가 나빠지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서비스업은 호조지만, 제조업 부진이 길어지며 전반적인 경기가 쉽사리 살아나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주요국의 통화 긴축,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불확실성은 계속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선행지수, 기업심리지수의 하향세도 이어지는 양상이다.

무역 전선에선 대(對) 중국 수출이 급감한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부분 품목 수출도 부진하다. 수출액이 두 달 연속으로 역성장하면서 연간 누적 무역적자는 425억6000만 달러까지 불어났다. 수출 감소 폭은 10월 -5.7%에서 11월 -14%로 더 커졌다. 지난달까지 대중 수출은 6개월 연속, 반도체 수출은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찍고 있다. 여기에 시장금리까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소비·기업 등 주요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모두 악화하고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KDI가 내놓는 자료들에선 부정적 기류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에선 내년 경제성장률을 1.8%로 내다봤다. 상반기 전망보다 0.5%포인트 낮춰 잡았다. 수출 증가세가 꺾인 데다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등 악재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12월 경제동향 보고서도 이런 기류가 이어졌다. 지난달 보고서에선 "향후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점차 증가한다"고 했지만, 이번엔 "경기 둔화 가능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직접적인 표현 강도를 한층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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