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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지방소멸·빚…사회 이슈를 소설로 기록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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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긋닛’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조연주 편집장, 편집위원 김태용, 우다영, 민병훈. 김정연 기자

‘긋닛’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조연주 편집장, 편집위원 김태용, 우다영, 민병훈. 김정연 기자

‘정말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善)을 이룰까? 그런 기적이 일어날까? 기후위기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우다영 작가노트, ‘긋닛’ 2호)

요즘 가장 첨예한 사회 이슈를 기사가 아닌, 소설로 써서 책에 담았다. 이음출판사가 새로 펴내는 계간지 ‘긋닛’이다. ‘긋닛’은 ‘끊다’의 옛말인 ‘긋다’와 ‘잇다’의 옛말인 ‘닛다’를 합친 이름이다. 지난해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제이기도 했다. 이음출판사 조연주 편집장과 작가 김태용·민병훈·우다영이 편집위원을 맡았다.

우다영 편집위원은 6일 서울 세종로의 한 식당에서 열린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진짜 어렵게 (고민한 끝에) 제목을 지었다”고 입을 뗐다. 그는 “예전 보통사회와 달라진 문제, 새롭게 도래한 문제를 캐치해, 지금을 끊어 단면을 보여주는 잡지를 의도했다”며 “독자와 작가, 작가와 사회를 이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는 쌓이는 속도보다 더 빨리 휘발되지만, (…) 이야기의 형식을 통과하면 크고 강한 힘이 생긴다’는 설명처럼, 사회적 논의가 활발한 주제를 뽑아 그것에 맞게 창작한 소설만 묶었다. 조연주 편집장은 “어떤 사안을 가장 효과적으로 (대중에) 전달하는 방식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며 “현안이라기보다는 앞으로 계속 고민해야 할 문제, 계속 끌고 갈 수 있는 문제들을 다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긋닛’은 김태용 편집위원이 이음출판사 주일우 대표와 기후 위기를 다룬 소설 모음집, ‘팬데믹앤솔로지’ 등을 구상하다가, 차라리 사회 문제를 지속해서 다루는 잡지를 만들자는 결론에 이르러 펴내게 됐다. 주제는 1호 ‘비대면’, 2호 ‘기후위기’다. ‘노동’(3호), ‘지방소멸’(4호), ‘빚’(5호) 등도 다룰 예정이다. 각 주제를 다룬 소설 세 편과 이를 아우르는 짧은 에세이가 실린다.

문학·문예지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아 우려도 있었다. 우다영 편집위원은 “수요가 있을까? 지속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면서도 “현시점의 가장 중요한 문제, 한 가지의 주제를 한 계절 동안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출판 시장에서 지속성이 있을 거라고 봤다”고 말했다.

1호에는 구병모·이상우·정용준, 2호에는 우다영·정지돈·최진영 등 활발히 작품 활동하는 작가들이 참여했다. 여러 젊은 작가들에게 원고를 부탁해뒀고, 김훈, 편혜영 작가 등도 기획 의도를 듣고 관심을 표했다고 한다. 주제에 맞게 작가를 섭외하지만, ‘열린 잡지’를 표방하는 만큼 펴낼 주제를 미리 공지해 등단 여부와 무관하게 원고 응모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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