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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익수 녹취록 조작한 변호사, 국민참여재판서 징역 3년… “직업윤리 위반에 유족 2차 가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고(故) 이예람 중사 사건과 관련해 녹취록 원본 파일을 조작한 변호사가 1심에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는 6일 증거위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변호사 A 씨에게 배심원 5명의 의견을 참고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재판부는 “배심원들은 최소 징역 2년 4개월에서 최대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집행유예를 선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배심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과거 공군 법무관으로 근무한 A씨는 공군본부 보통검찰부 소속 군 검사들이 작년 6월께 나눈 대화 내용이라며 녹취록을 군인권센터에 제보했다. 이 녹취록에는 A씨가 조작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지난 9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예람 중사의 빈소. 뉴스1

지난 9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예람 중사의 빈소. 뉴스1

당시 군인권센터는 A씨의 제보를 토대로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이 이 중사 성추행 피해 사건 수사 초기에 가해자 불구속 수사를 직접 지휘하고 국방부 검찰단의 압수수색에 미리 대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안미영 특검팀이 조사한 결과 해당 파일은 음성-문자변환(TTS) 장치로 기계가 사람 목소리를 내게 하는 방식으로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A씨가 공군 법무관 시절 징계를 받자 전 실장에게 불만을 품고 범행했다고 보고 기소했다.

A씨는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이 중사 사건 수사가 이뤄지길 바라는 뜻에서 한 행동일 뿐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진상을 무조건 명명백백하게 밝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잘못된 행동까지 이른 것 같아 죄송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수법이 불법적이고 변호사로서 직업윤리를 위반했으며 사회적 파장을 고려할 때 형을 높게 정해야 한다는 배심원들의 의견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배심원의 의견에 더해 재판부의 판단을 설명하자면, 이 사건으로 고(故) 이예람 중사 유족에게 2차 가해를 했고 사건 본류 수사가 방해됐다”고 했다.

안미영 특별검사팀은 배심원 평결 전 “피고인이 오랜 기간 치밀하게 복수를 계획한 것으로 보이는데도 숭고한 목적으로 행동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어불성설”이라며 “징역 5년에 처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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