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우울 감소시켜”...해외 석학들이 진단한 안심소득 장단점은

중앙일보

입력

‘2022 서울 국제 안심소득 포럼’에서 핀란드 소득실험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밝히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 유튜브 캡쳐]

‘2022 서울 국제 안심소득 포럼’에서 핀란드 소득실험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밝히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 유튜브 캡쳐]

서울시가 지난 7월 시작한 안심소득에 대해 해외 전문가들은 "삶의 질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시는 6일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2022 서울 국제 안심소득 포럼’을 열었다. 오세훈 시장 공약인 안심소득은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형(下厚上薄) 소득보장제도다. 소득이 일정 금액(중위소득 50%)에 미달하는 가구에 기준소득(중위소득 85%)과 가구소득을 비교해 ‘부족한 금액의 절반’을 현금으로 준다.

2022 서울 국제 안심소득 포럼 개최

이종화 한국경제학회장이 ‘2022 서울 국제 안심소득 포럼’에서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쳐]

이종화 한국경제학회장이 ‘2022 서울 국제 안심소득 포럼’에서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쳐]

이 자리에서 스테이시아웨스트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보장소득연구센터장은 안심소득과 비슷한 미국의 실험 연구를 소개했다.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시는 2018년 1년 동안 조건 없이 월 1000달러(130만원)를, 캘리포니아주 스톡턴시는 2019년 1년간 월 500달러(65만원)를 지원했다.

웨스트 센터장은 “기본소득 수령자는 집에서 식사 준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등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불안·우울증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독일도 최상위·최하위 계층을 제외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기본소득 명목으로 매월 1000유로(137만6000원)를 지급하는 복권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연구 결과를 분석 중이지만, 대체로 “삶 전반에 걸쳐 개인의 행동·태도 변화가 나타났다”고 위르겐슈프 독일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전했다.

통상 기본소득 부작용으로 거론하는 것이 근로 의욕 감소다. 굳이 일을 안 해도 돈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엇갈렸다. 로버트 모핏 미국 존스홉킨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실험 결과가 천차만별이지만, 대체로 자녀가 있는 여성 근로자는 기본소득을 줬을 때 근로의욕이 상당히 감소하는 경향이 있고, 다른 계층도 근로 의욕이 소폭 줄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헤이키힐라모 핀란드 헬싱키대 사회정책학부 교수는 “25~58세 실업자 2000명을 선정해 2년 동안 560유로(76만원)를 줬던 핀란드에선 기본 소득과 취업률이 그다지 상관관계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오세훈 시장, 직접 토론자로 나서

서울 국제 안심소득 포럼에서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 서울시청]

서울 국제 안심소득 포럼에서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 서울시청]

서울형 안심소득 시범사업에 대한 조언도 나왔다. 오호영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예컨대 기초생활보장제도처럼 이미 존재하는 복지제도와 안심소득을 비교할 수 있는 설문조사 문항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핏 교수도 “서울형 안심소득 시범사업은 최저 소득자와 고소득자 간극을 채울 수 있지만, 다른 사회보장제도와 상호관계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포럼에 토론자로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본 소득이 취업률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던 핀란드 실험이 인상적”이라며 “향후 3년간 안심소득 시험사업 기간 최대한 많은 실험을 거쳐 장단점을 파악하고 안심소득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484가구에 3년 동안 안심소득을 제공한다. 시는 이들을 대상으로 안심소득 효과를 5년간 면밀히 연구할 예정이다. 김상철 서울시복지재단 대표는 “노동 시장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안심소득 시범사업이 미래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할 새로운 복지제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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