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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막대로 밥 놓고 황급히 도망..."중국선 코로나, 괴물 취급"[영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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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밤 난징공과대학교 학생들이 캠퍼스에 모여 “집에 가게 해달라”고 외치는 시위를 벌였다. 사진 트위터 캡처

5일 밤 난징공과대학교 학생들이 캠퍼스에 모여 “집에 가게 해달라”고 외치는 시위를 벌였다. 사진 트위터 캡처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시에서 대학 당국의 방역 정책에 불만을 가진 학생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최근 다소 소강 상태였던 중국 대학가 시위가 지난 4일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대학교에서 벌어진 학생 시위를 기점으로 다시 본격적으로 재개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6일 대만 지상파 방송사 FTV에 따르면 전날 밤 난징공과대 학생 수백 명이 캠퍼스에 모여 “집에 가게 해달라”고 외쳤다. FTV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외출하지 못하게 막았지만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자들이 나오자 학생들의 불만이 터졌다”고 보도했다. 학교 측은 통제를 연장하고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돌렸다가 다시 오프라인 수업을 재개하는 등 방역 정책을 번복했다고 한다. 앞서 지난 4일 우한대학에서도 1000여 명의 재학생이 빗속에서 우산을 쓴 채 모여 캠퍼스 감금 해제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현지 시위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약 78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게 된 중국 트위터리안 ‘리 선생님’은 난징공대 학생들의 시위 현장 영상들을 올리며 “학교 측에서 ‘다음날 의견을 낸 학생들과 회의를 열자’고 제안했지만 학생들은 ‘홍문연(鴻門宴)’을 외쳤다”고 전했다. 홍문연은 중국에서 겉과 속이 서로 다른 상황이나 살벌한 정치적 담판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학생들은 결국 학교와 타협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출동하자 한 여학생은 “너무 무섭다”고 외쳤고 일부 학생들은 경찰차를 향해 야유했다. 리 선생님에 따르면 목소리를 높여 ‘지도자 퇴진(領導下臺)’을 외치는 학생들도 있었다. 다만 해당 ‘지도자’가 학교 측 지도자인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가리키는 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한 대학생이 고향으로 돌아간 후 코로나19 전파를 무서워하는 가족들에게 어떠한 취급을 받는지 보여주는 영상이 현지 SNS를 타고 확산되기도 했다. 이 영상에는 촬영자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마스크에 장갑을 착용한 상태로 긴 막대기가 달린 바구니에 밥을 가지고 가서 대문 앞 바닥에 놓인 밥그릇에 옮긴 다음 황급히 자리를 뜨는 모습이 담겼다.

미국에 거주하며 중국과 공산당에 대해 주로 논평하는 한 중국인 작가는 이 영상에 대해 “고향에 돌아온 한 대학생이 아주 낡은 별채에 10일 넘게 갇혀있었고 그의 밥은 가족이 이런 식으로 갖다 줬다고 한다”며 “공산당의 선전 때문에 많은 중국인이 코로나19를 죽을병이자 괴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5일부터 코로나19 공포감을 불식시키기 위한 보도를 내보내며 국면 전환에 나섰다.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는 이날 논평에서 “가장 힘든 시기는 지나갔다”며 “현재 오미크론 변이의 병원성은 약화하고 있고 우리의 대응 능력은 향상돼 예방ㆍ통제 조치의 지속적인 최적화와 개선을 위한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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