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러브콜만 20개…슈룹의 '어세성' 문상민 "얼떨떨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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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슈룹'에서 성남대군 역으로 주목받은 배우 문상민.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드라마 '슈룹'에서 성남대군 역으로 주목받은 배우 문상민.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어떤 말과 행동을 할지 예측이 안 돼서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이 있었던 것 같아요.”

4일 시청률 16.9%(닐슨코리아)로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슈룹’에서 성남대군 역으로 활약한 배우 문상민(22)의 말이다.
바람 잘 날 없는 다섯 아들 덕에 조선에서 가장 발걸음이 빠른 중전 화령(김혜수)의 이야기였지만, 2남 성남대군도 중전 못지않게 바삐 움직여야 했다. 세자(배인혁)가 살아있을 때는 아픈 형을 고치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한편, 세자가 죽고 나서는 그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는 동시에 새로운 세자를 뽑기 위한 경합에 참여해 전국을 누비고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궁 밖에서 자라 후계 구도에는 관심도 없던 그가 회를 거듭할수록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어세성(어차피 세자는 성남대군)’을 넘어 차세대 루키로 자리매김했다.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에서 만난 문상민은 “10장 남짓한 대본에 6~7개 정도 역할이 있는 상태에서 오디션을 봤는데 처음부터 성남대군이 욕심났다”고 말했다. “전체 대본이 아닌데도 너무 재밌었어요. 왕자마다 캐릭터도 뚜렷하고. 처음에는 의성군(강찬희)이나 보검군(김민기)도 시켜보셨는데 2~4차는 성남대군으로 오디션을 봤어요.”
그는 “대사가 많지 않아서 눈빛으로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부분이 많은데 김형식 감독님으로부터 ‘날카로우면서도 슬퍼 보이는 눈빛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버지처럼 알아듣기 쉽게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며 쑥스러워했다.

“액션 준비 많이 했는데 사고 아쉬워”

                '슈룹'에서 형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궁 밖으로 약재를 구하러 간 모습. 사진 tvN

'슈룹'에서 형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궁 밖으로 약재를 구하러 간 모습. 사진 tvN

문상민은 "말을 능수능란하게 타는 모습이 하루 아침에 나오진 않을 것 같아서 촬영이 없는 날이면 승마 연습을 하러 갔다"고 말했다. 사진 tvN

문상민은 "말을 능수능란하게 타는 모습이 하루 아침에 나오진 않을 것 같아서 촬영이 없는 날이면 승마 연습을 하러 갔다"고 말했다. 사진 tvN

무예에 능한 역할인 만큼 승마를 배우고 액션 스쿨에 다니며 촬영에 임했다. 키가 190㎝인 그는 “키가 큰 친구들이 허우적대는 경향이 있어서 최대한 시원하고 깔끔하게 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가장 공들인 장면으로는 초야에 묻혀 사는 박경우(김승수)를 찾아 나선 길에 도적 떼의 공격을 당하는 액션신과 말을 타고 바다로 뛰어드는 신을 꼽았다. 액션신을 촬영하다 왼쪽 눈 밑이 3㎝ 정도 찢어져 봉합 수술을 받은 그는 “준비를 많이 했는데도 사고가 났다. 다행히 상처는 잘 아물었지만, 촬영을 좀 더 했으면 더 완성도 있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문상민은 중전 역의 김혜수, 대비 역의 김해숙 등 대선배들과 작업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했다. 2019년 플레이리스트 웹드라마 ‘크리스마스가 싫은 네 가지 이유’(6부작)로 데뷔 이후 지난해 넷플릭스 ‘마이 네임’(8부작) 등 또래 배우들과 주로 촬영해온 그는 “16부작은 처음인데 선배들이 완전히 캐릭터에 녹아들어 긴 호흡으로 작품을 끌고 가는 힘이 온몸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혜수 선배님 앞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성남대군이 됐던 것 같아요. 엄마 앞에서 모습과 형 앞에서 모습이 다른 것처럼 관계성을 생각하면서 상대 배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행동하다 보니 좋은 케미(호흡)가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성남대군처럼 목표 주저없이 도전”

문상민은 "어느 순간 말 타고 활 쏘는 게 무섭지 않아졌다. 배우 문상민이 아닌 성남대군으로 여기에 있구나 하는 느낌을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문상민은 "어느 순간 말 타고 활 쏘는 게 무섭지 않아졌다. 배우 문상민이 아닌 성남대군으로 여기에 있구나 하는 느낌을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문상민은 "기회가 되면 패션쇼 무대에도 다시 서보고 싶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문상민은 "기회가 되면 패션쇼 무대에도 다시 서보고 싶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그는 자신이 연기한 성남대군처럼 “일단 목표가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도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림예고 패션모델과 졸업 후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에 진학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겁이 없는 편인 것 같아요. 중학교 3학년 때 장기 자랑하는 모습을 보고 담임 선생님이 서울에 있는 모델과를 추천했는데 재밌어 보이더라고요. 패션쇼도 두 번 서봤는데 긴장되기보단 신났어요. 무대에 계속 서고 싶다 생각하던 차에 친구들이 뮤지컬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배우를 꿈꾸게 됐어요. 선배들 졸업 공연을 보러 갔다가 회사(어썸이엔티)에 캐스팅됐으니 운이 좋았죠.”

‘슈룹’으로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으면서 광고 러브콜만 20여개에 달하고, 오디션 제안도 쏟아지고 있는 상황. 내년 티빙에서 방영 예정인 ‘방과 후 전쟁 활동’은 이미 촬영을 마쳤고, 차기작을 고르고 있다. 그는 “모든 게 처음이라 너무 얼떨떨하다”고 했다.
“‘마이 네임’에서 막내 형사 역을 했는데 형사물도 제대로 해보고 싶고, 로맨틱 코미디에서 연하남 역할도 욕심나고, 무슨 작품을 해도 행복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스무살 처음 시작했을 때 마음과 자세를 잊지 않고, 지금처럼 행복하게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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