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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올해 쏜 탄도미사일만 62발…동창리서 수상한 움직임 포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올해 쏜 탄도미사일 수가 역대 최대인 62발로 나타났다. 미국의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가 비영리기구인 핵위협방지구상(NTI)의 의뢰로 지난 1984년부터 지난달까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탑재 중량 500㎏, 사거리 300㎞ 이상)을 전수 분석한 결과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지난달 2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사진 촬영현장에 딸과 동행했다.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지난달 2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사진 촬영현장에 딸과 동행했다. 뉴스1

지난 2일(현지시간) 공개된 CNS의 분석 통계에 따르면 북한이 올해 발사한 62발은 84년 이후 발사된 전체 탄도미사일(222발)의 28%에 해당한다. 그만큼 올해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대폭 늘린 셈이다.

실제로 북한은 최근 들어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해 저수지 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신형 전술 단거리탄도미사일(CRBM) 등 각종 미사일을 자주 시험발사했다. 다만 CNS는 62발 중 37발은 북한이 제원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미사일 종류가 파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같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수 확대는 핵능력 강화와 맞물려 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CNA) 선임국장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북한은 가능한 한 빨리 핵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노력하면서 전략적인 메시지를 한ㆍ미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제재완화를 원하는 데 미국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북한은 핵ㆍ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힘쓰면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ㆍ중 전략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최근의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중ㆍ러가 미국 편을 들지 않을 것을 북한 정권이 알기 때문에 기세등등한 것”이라고 RFA에 말했다.

"더 큰 로켓 발사 위한 사전작업"

북한은 대미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ICBM 관련 기술을 계속 고도화하고 있다. 북한이 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장거리 로켓을 쏘는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로켓 발사대(갠트리 타워)에서도 수상한 움직임이 최근 포착됐다.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발사대 일대를 촬영한 12월 1일 자 위성사진. 발사대 남쪽 구조물에 개폐형 패널(사각형 안)이 매달려 있다. 크레인 자재로 보이는 물체(원 안)는 발사장 중심부 바닥에 놓여 있다. VOA 화면 캡처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발사대 일대를 촬영한 12월 1일 자 위성사진. 발사대 남쪽 구조물에 개폐형 패널(사각형 안)이 매달려 있다. 크레인 자재로 보이는 물체(원 안)는 발사장 중심부 바닥에 놓여 있다. VOA 화면 캡처

6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지난 1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 사진에서 갠트리 타워를 가리고 있던 개폐형 터널이 열리고 타워 꼭대기에 설치될 것으로 보이는 새 크레인 추정 물체가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더 큰 로켓을 발사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관측했다.

이와 관련, 닉 한센 스탠퍼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더 큰 로켓과 새로운 추진체를 쏘아 올리기 위한 작업으로 보인다”며 “발사대에 남아있던 장비는 다시 사용하지 않을 (과거의) 은하 로켓용인 만큼 교체돼야 한다”고 VOA에 말했다.

북한은 동창리 발사장에서 지난 2012년 두 차례 광명성 3호 장거리 로켓을, 2016년 2월 광명성 4호를 발사했다. 사실상 ICBM에 준하는 장거리 로켓 발사 역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 사항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9일 국가우주개발국을 시찰하고 5년내 다량의 정찰위성 배치 의지를 드러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튿날 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9일 국가우주개발국을 시찰하고 5년내 다량의 정찰위성 배치 의지를 드러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튿날 전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여러 개의 정찰위성을 띄우기 위해 올해 초부터 관련 기술을 검증해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선 당일인 지난 3월 9일 국가우주개발국을 시찰하면서 "5년 내 다량의 정찰위성을 배치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면서 "군사 정찰위성 개발과 운용의 목적은 남조선 지역과 일본 지역, 태평양상에서의 미 제국주의 침략 군대와 그 추종 세력들의 반공화국 군사행동 정보를 실시간 공화국 무력 앞에 제공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선 북한이 7차 핵실험에 이어 정찰위성 발사를 연쇄적으로 강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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