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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동·서해 완충구역에 130발 포격…또 9·19 합의 위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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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동계훈련을 진행 중인 북한이 5일 한·미의 사격훈련에 반발해 한달여 만에 해상 포사격을 재개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2시59분쯤부터 북측 강원도 금강군 일대와 황해남도 장산곶 일대에서 각각 동·서해 상으로 총 130여발의 포사격을 감행했다. 북한이 쏜 포탄은 ‘9·19 남북군사합의’에서 설정한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완충구역에 떨어졌다. 군 당국은 이에 대응해 북측을 향해 “9·19 군사합의 위반”을 알리며 “사격 중단”을 촉구하는 경고통신을 수차례 실시했다.

북한 해상완충구역 내 포사격

북한 해상완충구역 내 포사격

북한군의 해상완충구역 포사격은 지난달 3일 이후 한달여 만이다. 당시 북한은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에 반발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1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5발, 같은 장소(금강군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80여발의 포를 쐈다.

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발표에서 “5일 8시30분부터 15시50분까지 사이에 적측 남강원도 철원군 이평리 방향에서 방사포탄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십발이 동남방향으로 발사되는 적정(적의 움직임)이 제기됐다”며 “15시부터 16시까지 사이에 동·서부 전선 부대들에서 130여발의 대응 경고 목적의 해상 실탄 포사격을 진행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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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참모부는 이어 “적의 모든 도발적인 행동들을 사사건건 계산하며 항상 압도적인 군사행동으로 대응할 것임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며 “적측은 육안 감시가 가능한 전선 근접지대에서 긴장 격화를 야기시키는 군사행동을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와 관련, 이날 한·미 군은 강원도 철원 일대에서 연합 포병사격훈련을 실시했는데 북한이 이를 빌미로 도발에 나선 것이다.

지난 2일 한·미·일 3국이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개인과 단체 등에 대한 제재를 각각 발표한 것과 같은 날 미국이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를 전격 공개해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수뇌부를 자극한 것이 이날 완충구역 포사격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군은 내년 2월까지 계속되는 북한군의 동계훈련 기간 중 본격적인 도발 랠리를 이어갈 수 있다고 보고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북한이 당분간 저강도 도발로 긴장을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중·고강도 도발(7차 핵실험 및 추가 ICBM 시험 발사)을 통해 긴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미국이 B-21을 공개하자 북한이 ‘화가 난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바짝 세워 반발하는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어떤 신형무기도 방어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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