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재개발 통해 ‘전라도 수도’ 전주, 거듭나게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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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지자체장에게 듣는다 

우범기 전주시장이 시청에서 “사람과 돈이 모이는 전주를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 전주시]

우범기 전주시장이 시청에서 “사람과 돈이 모이는 전주를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 전주시]

돈·개발·투자·속도…. 자타 공인 ‘예산통’인 우범기(59) 전북 전주시장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이 때문에 “기획재정부 등에서 30년간 공직 생활을 한 사람답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가 예산을 편성·집행하는 기재부의 장기전략국장을 지낸 그는 6·1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당선됐다. 부안 출신으로 전주 해성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통계청 기획조정관과 광주광역시 경제부시장, 전북도 정무부지사 등 중앙과 지방 행정을 두루 경험했다.

우 시장은 최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지방과 중앙의 시각이 어떻게 다르고, 이를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배웠다”며 “‘지킬 것’은 지키고, ‘바꿀 것’은 확실히 바꾸겠다”고 말했다. 전주시장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서는 “전주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는데 그때와 변함이 없다”며 “전주는 얼마든지 ‘전라도 수도’로 거듭날 수 있고, 그 일을 하기 위해 시장에 도전했다”고 했다.

그는 “후백제 견훤이 전주를 수도로 삼았고,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이후 전주를 떠받들었다”며 “전주는 조선 왕조 오백 년 동안 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문화 중심지로 위세를 떨쳤지만, 지금은 중소 도시가 됐다”고 했다. ‘전주, 다시 전라도의 수도로!’는 그가 정한 전주시 슬로건이다.

우 시장은 “경제가 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고, 도시 성장 동력은 민간이 만든다”며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허물겠다”고 했다. 그는 용적률과 건축물 높이, 고도지구 층수 제한 등을 전주 발전을 가로막는 ‘벽’으로 봤다. 그러면서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지 않았는데 전주시가 추가로 규제한 부분은 가급적 100% 풀 것”이라며 “속도감 있게 재개발·재건축이 이뤄지도록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실제 변화도 있다. 그간 전주 한옥마을에선 전통 음식만 팔도록 했지만, ‘한옥마을 지구단위계획’을 손질해 일식·중식·양식도 팔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한옥마을은 연간 1000만명이 찾는 전주의 대표적 관광 인프라다. 우 시장은 “한옥마을에도 와인을 곁들이며 스테이크를 썰면서 야경을 볼 고층 건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1963년 문을 연 전주종합경기장. [사진 전주시]

1963년 문을 연 전주종합경기장. [사진 전주시]

옛 대한방직 부지와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우 시장은 “옛 대한방직 터와 종합경기장엔 국제 행사 유치가 가능한 컨벤션센터와 5성급 이상 호텔, 대형 쇼핑몰, 전주 랜드마크가 되는 타워 등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물꼬는 텄다. 우 시장은 지난 8월 17일 시장실에서 대한방직 터를 매입한 ㈜자광 전은수 회장과 공개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은 이날 대한방직 부지에 있는 석면 건물부터 철거하기로 했다.

우 시장은 또 민간 사업자인 ㈜롯데쇼핑과 협의해 당초 전주종합경기장 원형을 살려 재생하려던 계획을 바꿔 전면 철거 후 MICE(회의·전시·박람회 등 행사) 산업 거점 공간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우 시장은 ‘왕의 궁원 프로젝트’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경기전·전라감영 등 후백제부터 조선에 이르는 전주 역사·문화유산을 하나로 묶어 현대적인 관광 콘텐트로 만드는 1조 원대 사업이다. 지그재그 노선인 현행 KTX 전라선 대신 천안·아산~세종~전주를 최단 거리로 잇는 ‘KTX 천전선’ 신설도 핵심 공약이다.

우 시장은 최근 ‘선거 브로커 연루 의혹’에서 벗어났다. 전주지검이 지난달 24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리면서다. 경찰은 선거 당시 TV 토론회에서 “브로커들로부터 도움을 받거나 구체적인 제안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우 시장 발언을 허위로 보고 지난 9월 사건을 송치했지만, 검찰은 “허위로 단정하기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우 시장 측은 “같은 당 이중선 예비후보가 본인을 돕던 선거 브로커 2명에게 시달리다 이를 폭로한 게 사건의 본질”이라고 했다. “우 시장이 전북도 정무부지사 때인 지난해 4월 8일 도 정무특보를 지낸 이 예비후보와 함께 당시 시민단체 대표와 정당인 신분이던 브로커 2명과 식사한 것은 조례상 정무부지사 업무인데도 브로커들이 우 시장 선거를 도운 것처럼 스토리를 전개하는 건 잘못”이라는 취지다.

실제 통화 내역 조회 결과 우 시장은 브로커 2명과는 지난해 4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각각 두세 차례 통화했고, 이 예비후보 친구인 지역 일간지 기자와는 지난 1월까지 모두 22차례 연락을 주고받았다. 이들은 검찰에서 “우범기와 선거에 관한 제안을 주고받은 적 없다”(브로커), “취재와 관련해 통화했을 뿐이다”(기자), “브로커들로부터 제안을 받았는지 여부는 모른다”(이 예비후보)고 진술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과거 경기도지사 때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대법원 판례도 우 시장 불기소에 영향을 줬다.

검찰은 “피의자 발언 내용에 ‘선거 브로커들과 한 번 만난 후 다시 연락한 적 없다’는 부분이 포함돼 있더라도 ‘브로커들과 불법적인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인 해당 토론에서 주제나 맥락과 관련 없이 일방적으로 허위 사실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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