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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객관화하라”…CNN 스타 앵커의 ‘상처 치유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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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앤더슨 쿠퍼

앤더슨 쿠퍼

있었던 존재가 없어지는 건 슬프다. 제아무리 인기와 돈이 많은 이라도 그렇다. 앤더슨 쿠퍼(사진)처럼.

CNN의 간판 앵커인 그가 지난달 이색적인 실험을 했다. 개인적 상실의 상처와 슬픔, 그 치유법을 공유하는 팟캐스트다. 모든 걸 가진 쿠퍼에게도 상처가 많고도 깊다. 그가 열 살이 되던 해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것이 불행의 시작. 21세엔 친형 카터가 어머니와 그의 눈앞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3년 전 어머니도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팟캐스트 반응은 뜨거웠다. 약 400만명이 들으며 11월 미국 팟캐스트 청취율 1위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와 인터뷰 기사에서 “쿠퍼를 처음 보면 타인과 거리를 두고 싶어하고 지나치게 냉정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그런 그가 팟캐스트에선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낸다”며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나 원치 않는 이별 또는 이혼 등, 모든 종류의 상실을 겪고 있는 이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쿠퍼는 NYT에 “(형의 죽음 이후) 나는 일반 사람들과 칵테일 파티에서 흥겨운 대화를 하는 법에 서툴러졌고, 분쟁과 전쟁 같은 괴로운 곳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며 “그런 현장의 사람들은 나와 같은 ‘상실의 언어’를 말하고 있었고, 그 안에서 나는 동질감과 이해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팟캐스트 1회 마지막에서 울음을 터뜨린다. 그는 NYT에 “중년 남자가 우는 게 볼썽사납다는 생각에 그 부분을 삭제하려다가 마음을 고쳐먹었다”며 “나라고 예외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고 전했다. 감정을 무시하거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감정을 객관화하는 일종의 상처 치유 저널리즘이다. CNN은 이 팟캐스트의 시즌1에 이어 시즌2 제작을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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